계룡건설이 수주한 부산대병원 외상전문센터 조감도.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병원·교회·산업단지 등 틈새시장에 진출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아파트 분양 위주의 사업 방식이 미분양 적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극동건설은 지난 7일 인천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으로부터 1476억원 규모의 서인천성모병원 및 노인복지주택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극동건설 지난해 매출액 규모의 22.33%에 달한다. 계룡건설도 지난해 9월 국내에는 처음으로 도입되는 부산대병원 외상전문센터를 한신공영 컨소시엄과의 경쟁 끝에 520억원에 수주했다.
민자 산업단지 개발에도 건설사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KCC건설은 울산 울주군 두서면 활천리 일대의 울산일반산업단지 용지 조성 공사를 수행 중이다. 면적이 122만4794㎡로 사업비만 1947억원에 달한다. 포스코건설도 충북 청원군 옥산면의 ‘옥산산업단지’를 시공하고 있다. 내년 말 준공 예정으로 사업비가 1873억원에 이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물' 사업 진출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담수·상하수도·폐수처리 등 물과 관련된 모든 설비의 제조 및 판매, 건설 및 운영 사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기존에 주력하던 주택·토목 등 전통적인 분야의 영업이 침체되면서 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 건설 공사가 아닌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역으로의 진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 시장에서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업체 진출이 거의 없는 신규 시장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수주 경쟁이 치열한 중동이나 동남아시아의 일부 국가 대신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남태평양 서쪽 끝 조그만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에는 올해 우리 건설업체 3곳이 진출해 1295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중남미 페루에도 2개 업체가 950만 달러의 공사를 따냈으며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도 올해만 3곳이 진출했다.
서희건설도 아프리카의 앙골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내 업체가 거의 진출하지 않은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틈새시장을 활용해 해외매출을 20% 선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정보기획실장은 "아프리카·중남미 국가들은 신흥 시장으로 수주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처음부터 시장을 개척해야 하고 사업 규모도 크지 않은 것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