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쌀 수출이 쌀 값 폭락과 재고량 증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쌀 수출 증대에 부정적이다. 현재로선 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지원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오히려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쌀 수출, 관세있는 日보다 3배 넘게 많아
7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006년 우리나라 쌀 수출량은 14.8톤(5만7700달러)에 불과했으나 2008년 357.7톤(83만7000달러), 2009년 4495.1톤(745만5400달러)으로 증가했다. 2010년에는 3814.7톤(651만9000 달러)으로 전년보다 다소 감소했으나 2006년보다는 258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2010년의 경우 호주에 1815톤(294만300달러)의 쌀을 수출했고 뉴질랜드(377.4톤, 60만8500달러), 미국(286.3톤, 61만1300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우리나라는 쌀 수출시 관세가 있는 일본보다 3배 넘게 많다.
일본의 연도별 쌀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2004년 408톤, 2006년 967톤, 2008년 1294톤, 2009년 1312톤을 기록했다.
일본 쌀 수출실적이 처음에는 우리나라보다 65배 넘게 많았지만 2009년에는 우리나라의 3분의 1도 안 되는 것이다.
◆높은 품질경쟁력, 가격 상황도 좋아져
이렇게 우리나라의 쌀 수출이 급증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쌀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28일까지 국내 25개 쌀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쌀 수출업체들은 비교 국가의 쌀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 쌀의 품질 경쟁력은 미국 대비 100.8, 호주 대비 111.8 영국 대비 120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면에서도 우리나라에 점점 유리하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006년 국내 쌀 수출단가는 톤당 3893달러로 중립종 국제 쌀 가격 511달러보다 7.6배나 높았다.
그러나 이후 국내쌀 수출단가는 하락하고 국제 쌀 가격은 상승하는 추세가 계속돼 2010년 톤당 1620달러로 중립종 국제 쌀 가격 764달러보다 2배 정도 밖에 높지 않았다.
◆정부, “관세화 이후 쌀 수출 증대 논의 가능”
하지만 정부는 쌀 수출증대는 쌀이 관세화된 이후에나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쌀 수출증대는 쌀이 관세화된 이후에나 논의 가능하다”며 “우리나라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쌀 관세화를 유예받았다.
WTO 농업협정 부속서에 따르면 쌀 관세화를 유예받으려면 쌀 수출에 대해 보조금이 제공되지 않아야 하고 쌀에 대한 효과적인 생산제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쌀의 수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효과적인 생산제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쌀 수출에 대한 뮬류비 지원 등을 없앴고 현재 정부 지원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정부는 우리나라의 쌀 수출이 늘어나면 외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앞으로 있을 WTO DDA 협상에서도 우리나라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