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국가들, 亞노동자에 일자리 뺏겨 불만

2011-03-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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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내 이주노동자 수(출처 WSJ)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 라스미 마흐무드 카이르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일하며 요르단에 거주하는 가족들을 15년째 부양하고 있다. 20년째 사우디에서 농장일을 해왔지만 더이상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한 필리핀과 파키스탄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농장일을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자에서 최근 아랍권 노동자들의 한숨소리가 커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물밀듯 밀려들어온 아시아 근로자들로 인해 예전만큼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데다 임금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 격화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발단이 일자리 부족 등 경제적인 이유인 것을 감안할 때 아시아인이 이 지역 일자리를 크게 차지하는 것은 시사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 바레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에는 현재 1500만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중 다수인 1100만명이 주로 인도나 파키스탄, 중국 등 아시아에서 건너 온 노동자인 반면 400만명만이 아랍권 노동자이다.

문제는 아시아 노동자들의 증가가 아랍 지역 실업률 급등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이로에 본부를 둔 아랍노동기구(ALO)는 아랍권 내에 실업자가 2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LO는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20년엔 1억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WSJ은 과거에는 아시아권 노동자들이 아랍권 노동자들보다 서비스직이나 건축 일에서만 우세했으나 현재는 의약 분야나 법조 등 전문적인 분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일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용자들은 아시아 노동자들을 선호하고 있어 딜레마라는 지적이다. 아시아 근로자들이 기술 및 영어에 숙련돼있는 데다 정보 및 서비스 분야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근로자들이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근로자나 레바논, 요르단 출신 근로자와 달리 가족을 데리고 오지 않는다는 점도 아시아인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해고가 쉽다는 점도 있다.

WSJ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지난 2003년 이주 노동자들을 전체 인구의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시키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수는 계속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사우디에는 전체 거주민의 3분의 1 수준에 육박하는 800만명 이상의 이주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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