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양회](전인대르뽀)11차례의 신분증검사와 쏟아진 민생대책

2011-03-0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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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 5일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타고 텐안먼(天安門)서역에서 내렸다.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올라오자 마자 맞닥뜨린 것은 횡단보도 전체를 막아놓은 간이 통제막과 이를 지켜서고 있는 중국공안(경찰)들이었다.

굳은 표정의 공안들은 일반인들을 반대방향으로 돌려보냈다. 기자는 미리 발급받은 통행증을 제시한 후에야 인민대회당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보행도로는 공안과 무장경찰 인원들로 북적였고, 그들은 인민대회당을 향해 걸어가는 취재진들 중에 위험인물을 색출해 낼 요량인지, 한명한명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기자는 20∼30미터간격으로 신분증검사 요원을 맞닥뜨려야했다. 이들은 신분증에 있는 사진과 실제 얼굴을 몇차례씩 번갈아 대조하고 확인한 후에야 통과시켰다. 텐안먼서역에서 인민대회당까지 걸어가는 10분여동안 이같은 신분증검사가 7차례 이어졌다.

“경비가 무척 삼엄하다”는 기자의 말에 곁에서 동행했던 중국 공안보(公安報)의 기자는 “올해는 예년에 비해 보안심사가 무척 삼엄하다”고 대답했다. 이 매체는 공안분야의 전문지였고, 이 기자는 공안의 사정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알고 있었다. 그는 “외부의 영향(재스민바람) 때문인지 올해 전인대를 앞두고 공안의 신경이 무척 날카로워져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인민대회당 동문에서 줄을 서서 입장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세 번의 출입증검사를 더 거쳤다. 그 후에 소지품 엑스레이검사를 마치고서야 신원검사는 일단락됐다. 지하철역에서 인민대회당까지 모두 11차례의 신분증검사를 거친 셈이었다. 중국 정부는 전인대를 앞두고 베이징 시내 전역에 무장경찰과 공안 등 무려 70만명에 달하는 보안요원들을 투입했다고 한다.

바깥의 삼엄한 통제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치러진 전인대의 주제는 아이러니칼하게도‘민생’과 ‘행복감’이었다. 인민대회당 1층에 마련된 대형스크린에서는 '이번 전인대의 핵심화두는 행복감'이라는 중국관영 CCTV의 보도가 반복적으로 보도됐다.

전인대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원자바오 총리의 공작보고(업무보고) 역시 민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원총리가 제시한 올해 중국 국무원의 10대 중점 정책사항 중 세가지가 민생정책 강화였다.

10대 사항중 첫 번째로는 물가안정이 꼽혔다. 그리고 세 번째로 농촌, 농업, 농민 등 삼농문제 해결이 올랐다. 여섯 번재 사항으로 취업난해결과 소득분배구조 조정, 사회보장체계, 부동산시장 안정, 의료개혁 등 총체적인 민생개선책이 제시됐다.

원총리는 1시간30분이상 이어진 공작보고에서 많은 시간을 민생문제에 할애했다. 그는 “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올려 저소득층의 수입을 올리는 한편 소득세 면제 대상을 확대해 중산층 이하의 세금부담을 경감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유기업, 금융기관 등 지나치게 높은 임금을 받는 직종에 대해서는 엄격히 관리를 통해 서민들의 느끼는 박탈감을 해소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원 총리는 “새로 시작되고 있는 농촌 연금보험 시범 적용 대상을 전국 40% 현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일정 기간 도시에서 거주한 농민공에게 거주지 호적을 부여해 온전한 도시민으로 편입시키고 조건을 채우지 못한 경우라도 임금 수준, 자녀 취학, 주택, 사회보장 등 면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인대 인민대표는 개막식이 끝나고 난후“원총리의 공작보고를 듣고 나니 인민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양극화해소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감은 서민들의 민생개선과 소득격차 축소를 통해 얻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초부터 중국은 재스민바람의 유입을 차단해 그로 인한 예기치 못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인터넷검열 강화를 비롯한 여러가지 사회통제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민생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전인대 대회장 바깥의 유례없는 삼엄한 통제와 전인대 대회장 안에서의 강도높은 민생정책 강조는 올 1년 중국 정부가 향후 걸어나갈 길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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