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수도 트리폴리를 지키는데 사활을 거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의 군사개입 가능성 등도 분쟁의 향배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정부군이 주둔하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고향 시르테와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벵가지 사이에 위치한 해안도시 '브레가'는 일종의 '민족 단층선'으로 최근 양측의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브레가는 하루 8400배럴의 처리능력을 갖춘 정유시설 밀집지역이라는 점에서도 양측이 양보할 수 없는 요충지다.
그러나 내분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생산에 따른 수입이 양측 모두의 생존과 전투력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양측은 상황이 안정된 이후 재건을 위해서는 원유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군은 물론 반정부 세력도 이를 파괴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카다피 국가원수가 원유시설 폭파를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럴 경우 서방국가들의 비행금지구역(NFZ) 설정과 군사개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다.
이와 함께 지형적으로 대부분이 사막지대인 리비아에서 군대의 작전과 이동이 가능한 곳이 북부 해안에 한정된다는 점도 최근 내전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최근 가장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던 트리폴리와 반정부 세력 집결지인 벵가지는 물론 그 사이에 위치한 시르테와 브레가 등은 모두 북부해안에 위치한 도시들이다.
런던정경대학의 앨리아 브라히미 연구원은 "전투는 해안지역에 집중될 것이며, 시르테-벵가지 대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식량보급로 확보와 서방국가들의 특수군 역할, 카다피 국가원수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 등도 리비아 사태에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정부군이 장악한 동부지역의 경우 이웃 이집트로부터 물자보급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반면 정부군 근거지인 트리폴리는 접경국인 튀니지도 상황이 좋지 못해 제때 식량보급이 되지 않을 경우 세력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자국민 탈출을 위해 파견된 영국 특수공수부대(SAS) 등과 같은 서방국가들의 특수군이 현지에 체류하면서 반정부군을 훈련하고 작전을 돕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브라히미 연구원은 "외국의 군사개입은 마지막 선택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미국 등이 원유시설 피해를 막고자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서방국가들의 관심이 원유확보에 있다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다피 국가원수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방영된 연설에서 "유전은 안전하고 통제하에 있지만 외국 기업들은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원유 관련)경제협력을 위해 한국과 중국, 인도 같은 동부 아시아 국가나 브라질 등 우호관계를 가진 다른 나라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