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이날 조직개편과 정기인사 이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직장과 정년이 보장된 상황이 우리 조직의 이미지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직군제' 폐지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과 함께 정기인사를 통해 지역본부장에 40대를 보임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직군제는 2~4급 직원들이 무조건 소속 직군 내에서만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인사에서는 정년이 임박하거나 장기 근무한 국·실장 16명이 현직에서 배제됐으며 그 자리에 40~50대 초반의 젊은 직원이 발탁된 점이 특징이다.
특히 1급 직책인 워싱턴주재원과 금융시스템부장에는 40대 2급 직원이 임명됐으며 제주·경기·경남지역 본부장 역시 1959~1963년생으로 이전보다 훨씬 젊어졌다.
이밖에 지방대학 출신은 국장급 1명을 비롯해 총 13명, 여성인력은 부국장급 1명을 비롯해 총 13명이 배치됐다.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김 총재는 "지금의 결과는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일 뿐 종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은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인사적체'에 대해 김 총재가 고심한 흔적도 엿보였다.
김 총재는 "조직을 과감하게 슬림화하는 것이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미래지향적 의미에서 바람직할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너무 큰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부담공유를 인사의 기본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메일 말미에 그는 직원들에게 "누구나 부끄럽지 않게 업무를 개발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다가 퇴직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단점은 과감히 공개하고 도려내 몇 단계 뛰어넘는 변화를 이뤄내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