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아르헨티나에서 30년 전 수감된 좌파 정치범들의 자녀를 불법으로 입양하는 계획을 관장했다는 혐의로 두 명의 전 독재자가 28일(현지시각) 재판을 받는다.
호르헤 비델라(85)와 레이날도 비그노네(83)는 1976~1983년 군부독재 시절 권좌에 앉아 있던 인물이다.
이들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해군정비학교와 수도 북서부에 있는 캄포 데 마요에 있었던 수용시설에서 좌파 인사들의 자녀 34명을 훔친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외에 군 관계자 5명과 의사 1명이 피고석에 앉았다.
이번 사건은 아르헨티나의 인권그룹 '마요 광장의 할머니들'이 14년 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증인으로 채택된 370여명의 증언을 청취하는 데에도 만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렐라와 비그노네는 다른 범죄들과 관련해 이미 각각 무기징역과 25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군사독재 시절에 좌파 인사들의 자녀 400명이 사라진 사건과 관련해 의혹이 난무했으나 당시 독재자들이 정식으로 재판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좌파 여성들 가운데 실종된 임산부는 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군사독재 시절에 사망이 확인된 인명은 공식적으로 1만3000명이다.
인권단체들이 주장하는 희생자 수는 3만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