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리비아 사태가 잠재돼 온 인플레 우려를 폭발시키면서 코스피는 최저 1900선 초반까지 조정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8대 산유국인 리비아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번지면서 코스피는 하루 만에 1.8% 가까이 하락했다. 두바이 유가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100 달러선을 30개월 만에 넘어섰다.
22일 국내 6개 주요 증권사는 코스피 예상 저점을 1900~1950선으로 제시했다.
리비아 사태 자체보다는 인플레 우려가 더욱 큰 악재라면서 이를 해소하기 전까지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인플레는 하반기 들어서야 잦아들 것으로 점쳐졌다.
◆"인플레 안정 기대 꺾어"
리비아 사태가 인플레 안정 기대를 꺾으면서 증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증권가는 지적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비아 사태 이전부터 증시는 조정을 받았다"며 "이번 악재가 인플레 안정 가능성을 무너뜨리면서 조정폭은 더욱 확대됐다"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센터장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커졌던 인플레 우려가 리비아 사태를 계기로 선진국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호재로 작용해 온 미국 증시 오름세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꺾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센터장은 "유가는 제어하기 어려운 변수"라며 "여타 원자재 값보다 적게 오른 점도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유가 오름세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때까지는 지수도 본격 반등을 시도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물가 안정은 하반기 이후"
연일 뛰는 물가는 하반기 들어서야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점쳐졌다.
조 센터장은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른 것은 1년 전"이라며 "하반기에는 기저효과 영향으로 물가 오름세도 꺾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중국 긴축 효과는 정책 시행 6개월 후에 나타났다"며 "여기에 해당하는 시점은 오는 4월"이라고 덧붙였다.
달러 약세로 인플레를 심화시켜 온 만큼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4월에는 물가도 서서히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1분기 기업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됐다.
송상훈 교보증권 센터장은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선진국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며 "깜짝실적을 재료로 반등 시점이 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으로 주가 수준이 낮아지면서 저평가 매력을 키웠다는 의견도 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은 "2월 한 달 동안 지속된 조정이 가격 메리트를 키웠다"며 "2분기 기업이익은 물론 경기선행지수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인플레 여파에 따른 조정 지속시 유가 상승 수혜를 볼 수 있는 정유주를 유망주로 제시했다.
미국 경기호전 덕을 볼 수 있는 정보기술(IT)주도 추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