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가 일찌감치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친 라응찬 성향의 표가 한 전 부회장에게 몰린 것이 승패를 갈랐다.
신한금융 특위는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제8차 회의를 열고 한 전 부회장과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김 교수 등 4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은 김 교수, 최 전 사장, 한 전 부회장, 한 의장 순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은 40~50분 동안 자유롭게 본인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한 후 특위 위원들과 질의응답을 벌였다.
면접이 완료된 후 특위 위원들 간의 협의 과정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표결이 시작됐다.
윤계섭 특위 위원장은 “득표 수가 가장 낮은 후보부터 제외하는 방식으로 표결이 진행됐다”며 “9명의 특위 위원들이 무기명으로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최소 2번 이상의 투표가 실시됐으며 한 전 부회장이 과반수 이상을 득표해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며 “민주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승부의 분수령은 김 교수의 자진 사퇴였다.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대리전 양상을 보였던 이번 표결에서 김 교수가 사퇴하면서 친 라응찬 성향의 표가 한 전 부회장 쪽으로 몰렸다.
반면 친 신상훈 성향의 표는 한 의장과 최 전 부사장으로 분산됐다.
이 때문에 라 전 회장 측이 승리를 위해 한 전 부회장을 선택하고 김 교수에게 사퇴를 요청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한 전 부회장과 한 의장이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최종 표결에서는 한 전 부회장과 최 전 사장이 맞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교포 사외이사들 가운데 이탈표가 발생했으며, 이 표가 최 전 부사장으로 갔다는 것이다. 결국 이탈표가 나오는 것을 막고, 표심을 모은 라 전 회장 측이 승리를 거두게 됐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이번 표결이 파벌 다툼으로 비춰지는 데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윤 위원장은 “추대 형식을 채택한 만큼 재일교포 사외이사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수결로 진행됐기 때문에 누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적극 지원해야 하며 계파 갈등도 없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