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적 목표는 장기적으로 달러화에 버금가거나 대체할 만한 영향력을 지닌 위안화를 만드는 것이며, 그 발판으로서의 첫 작업은 아시아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화, 역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통해 우선 아시아를 위안화의 영향권 아래 놓겠다는 것.
◆재부상하는 금융허브 홍콩
위안화 무역결제를 통해 수출대금을 위안화로 받은 외국인들은 향후 위안화가치 상승을 기대해 현금성으로 통화를 보유하거나, 이를 이용해 위안화 표시자산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금융시장을 완전개방하지 않고 있는 중국은 자신들의 주권 하에 있지만 본토 금융시장과는 독립적이며 국제금융센터로서 이미 자리를 잡은 홍콩을 투자처로 내세웠다.
중국당국은 지난해 7월 중국은행들의 홍콩내 인민폐 채권(딤섬본드)발행을 허용했으며, HSBC 등 중국내 외자은행의 홍콩내 인민폐 채권발행과 보험, 증권 등 인민폐표시 금융상품 판매도 허용했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해외투자자의 중국본토내 은행간 채권시장 투자를 허용했다.
이로 인해 전세계 금융기관들은 앞다퉈 홍콩으로 몰려오고 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10월말 홍콩의 위안화 예금액이 9월말에 비해 678억위안(45.5%)이 늘어난 2천171억위안(37조6천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내에 홍콩내 인민폐 예금은 2.3%에서 31.6%로 급성장하고, 채권 기타 인민폐 금융자산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은 “지난 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외무역 결제업무의 절반이 위안화로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위안화 채권 업무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홍콩이 국제 금융중심지로서 ‘제2의 도약’을 이룰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위안화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끌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역내 FTA 통해 중화경제권 목표
이처럼 중국의 경제력이 부상하고, 또 위안화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은 지난해 1월 아세안국가연합(ASEAN)과 FTA를 맺었으며 이어 6월에는 대만과 FTA격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했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한·중 FTA를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한·중·일 FTA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경제공동체가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쥐궈위(雎國余)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겸임교수는 “한중 경제협력의 방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한중경제공동체→한중일경제공동체→동아시아경제공동체→동아시아화폐결제단위통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