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원자재펀드로 2년 사이 60% 이상 수익을 냈다는 사람도 있지만 상투일까 걱정스러워서…"
직장인 임모씨(30)는 최근 지인에게 원자재펀드 투자를 권유받았지만 가입을 망설이고 있다. 막차 타는 게 아닌가 싶어서다.
증권가는 이런 투자자에게 원자재펀드 구성종목 가운데 광물지수가 급등한 데 비해 에너지지수는 덜 오른 만큼 편입비중을 살펴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펀드 6개월 수익률은 1일 기준 24.70%를 기록했다. 이는 섹터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다.
이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는 각각 18.55%와 8.34% 성과를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푸르덴셜자산운용 '푸르덴셜글로벌천연자원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H(주식)A'가 같은 기간 34.98% 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운용하는 '프랭클린내츄럴리소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A'은 30.86%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특별자산투자신탁(일반상품-파생형)종류I'와 현대자산운용 '현대원자재지수증권투자신탁 1[채권-파생형]종류C-s'는 각각 29.59%와 26.26% 수익을 얻었다.
선진국 경기부양책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기 주요 선진국은 정책금리를 낮추면서 양적완화정책을 펼쳤다. 이를 통해 불어난 유동성이 원자재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품목별로 차별화 양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최근 2년간 원자재 섹터별 지수 흐름을 보면 산업금속이나 귀금속 같은 광물관련지수가 급등한 데 비해 에너지지수는 횡보했다는 것이다.
2009년에는 구리가 140%,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8% 상승했다. 2010년을 보면 철강이 58%, 구리는 30% 올랐다.
수익률도 달랐다.
원자재펀드 대부분이 1년 수익률 20% 이상을 기록한 데 비해 에너지펀드는 손실을 냈다.
WTI원유펀드가 4% 상승에 그친 데다 천연가스펀드는 30% 넘게 떨어진 탓으로 풀이됐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에너지펀드가 올해 들어서는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임진만 신한금융투자 펀드연구원은 "에너지지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꾸준히 오를 섹터"라며 "신흥국 성장도 에너지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선진국 경기회복도 에너지 수요를 불어나게 하는 요인"이라며 "투자할 상품이 에너지지수를 중심으로 편입하고 있다면 지금 가격도 비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연구원은 "원자재펀드도 섹터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클 수 있다"며 "원자재별 시장전망이나 투자섹터를 충분히 파악한 다음 신중하게 상품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