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올해 국내 건설사가 해외시장에서 수주한 금액은 약 12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연간 해외수주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220억 달러)과 비교해 무려 94.5%나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월에는 186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소 공사가 포함된 점을 감안해도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또한 지난 2007년 24억 달러, 2008년 51억 달러, 2009년 37억 달러 등 최근 몇년간 1월 해외수주실적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1월에는 대형 해외공사를 수주하지 못해 실적이 줄었지만 진출한 업체나 공사건수는 작년보다 늘었다"며 "앞으로 중동 플랜트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주가 예정돼 있는 만큼, 수주 실적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 여건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나빠지고 있다.
리비아에서는 이달 중순 현지 주민들이 우리나라 건설사의 주택 건설공사 현장을 습격해 기자재를 불태우고 물건을 훔쳐 달아났다. 나중에 리비아 정부가 피해 보상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또한 독재정권에 저항한 튀니지의 시민혁명 바람은 인근 지역의 이집트, 알제리, 예멘 등 주변 중동 국가들로 계속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건설업체가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들 국가에서 수주한 건설공사는 약 43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에는 현대엠코와 롯데건설이 그룹사와 동반으로 진출해 있는 러시아에서 지난 25일 국제공항 폭탄테러가 일어나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중동지역 플랜트 시장에서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은 해외건설 시장에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