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미국 ‘대학도시’와 한국의 ‘인 서울 대학’

2011-01-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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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 기자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지난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R&D센터를 서울과 수도권에 설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방에 위치한 R&D센터 때문에 우수인재를 유치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재계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것.

기업들이 지방에서 우수 인재를 확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해당 인재들이 자녀 교육 문제로 지방근무를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의 교육열을 보면 일정 부분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미국에는 ‘대학도시’ 라는 말이 있다. 한적한 지역에 대학이 들어서면 대학을 중심으로 상권이 들어서고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대학이 하나의 도시를 형성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이들 대학도시는 미국 전역에 분포돼 넓은 국가 전역의 발전이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한국은 이와 상황이 다르다. 국내에서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대부분 서울에 밀집돼 있다. 과거 각 지역 별 국립대학들이 명문대 반열에 이름을 올렸지만 상당 부분 희석됐다.

9만9373㎢의 국토 가운데 유독 6%인 605㎢에 불과한 서울에 소재해야만이 비로서 중상위권 대학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게 된 것이다.

대학은 물론 기업, 사교육 등이 서울에 쏠리면서 이는 결국 부동산 문제까지 야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대기업들의 R&D센터의 수도권 이전을 돕는 것은 국토의 균형발전에 역행할 수 있다. 지방에서는 산업기반이 흔들릴 수 있고, 고급인력들이 빠져나가면서 해당 지역의 교육수준도 함께 하락할 수 있다.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서라는 정부의 고충을 백분 이해해 이를 수용한다해도 서울 및 수도권에 핵심 인프라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 마련은 시급해 보인다.

우리도 주요 대학들의 이전을 적극 장려하고 정부의 지원 아래 각 지역별로 주요 대학을 육성해 ‘대학도시’를 통한 균형 성장을 모색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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