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강희락 영장 재청구 놓고 고민하는 이유

2011-01-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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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검찰이 ‘함바 비리’와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을 정하고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법원이 검찰의 영장 재청구를 받아들인다면 ‘명예회복’이 될 수 있지만, 기각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수사력 부재 늪에 빠져버린다는 위기감이 검찰을 감돌고 있는 것이다. 또 영장이 받아들여져도 ‘수사권 독립’을 놓고 갈등선에 있는 경찰과 또다시 충돌하게 된다.
 
 24일 건설현장식당(함바)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전날 강 전 청장을 재소환해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을 정했다.

이날 검찰은 별도의 피의자 소환 조사를 자제한 채 강 전 청장의 재소사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혐의점을 보강하는 데 전념했다. 그만큼 영장 재청구는 땅으로 떨어진 검찰의 수사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중요한 분수령인 셈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대감철청 고위관계자)는 입지를 반영하듯 검찰은 함바 비리선상에서 전면에 떠오른 강 전 청장의 신병확보가 절대적 과제다. 그러나 그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우선 영장 재청구 자체가 ‘법원-검찰’ 갈등의 신호탄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강 전 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혐의 사실에 대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정도로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한차례 실패한 영장청구 카드를 다시금 빼든 데는 “(강 전 청장의 영장이 기각된다면) 앞으로 어떠한 비리수사도 할 수 없다”는 검찰의 절박함이 배어있다는 게 대체적 견해다. 재차 기각시 검찰의 수사력 부재 논란이 전방위로 퍼지면서 조직 자체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법원이 영장청구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문제다. 경찰과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최근 일선에 있는 지인을 통해 서울동부지검에 ‘수사는 철저히 하더라도 경찰 조직이 너무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에선 현직 경찰 간부들이 연루된 사건에 경찰 수장이 이런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만큼 강 전 청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경찰도 ‘경찰 조직을 흔들지 말라’며 검찰에 암묵적 경고를 하면서 검.경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강 전 청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해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보강한 조사내용과 증거를 바탕으로 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경 갈등’에 대해선 “다른 사정기관의 최고위층 비리를 수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할 사안이기 때문에 여타의 정치적.조직적 갈등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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