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영 기자. |
대기업그룹처럼 사내에 홍보부서를 두지 않고 대개 외부에 위탁하는 코스닥 상장사가 주가부진을 홍보대행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
코스피가 작년 한 해 22% 가까이 오르면서 2000선을 넘어선 데 비해 코스닥은 되레 0.5% 넘게 내렸다.
이런 탓에 대행료를 제때 못 받는 홍보대행사도 많다고 한다. 한 홍보대행사 직원은 새내기 상장사일수록 대행료 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홍보대행 계약서도 무용지물이다.
1년치 대행료를 날리더라도 고객을 놓칠 수 없으니 계약 위반을 문제 삼기 어렵다.
최근 만난 홍보대행사 직원은 대행료를 안 주겠다는 코스닥 상장사와 계약기간을 6개월 연장해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코스닥 전반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 온 데다 새내기 상장사는 더욱 고전했다.
작년 코스닥에 새롭게 상장한 74개사 평균 수익률은 -3.02%에 그쳤다.
코스닥 수익률을 크게 하회했다.
이 가운데 공모가를 하회한 종목도 절반 이상인 36개사에 달했다.
반면 코스피 신규 상장사는 평균 31% 넘게 올랐다. 코스피 수익률을 앞질렀다.
이런 탓에 코스닥 상장사가 홍보대행사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주식시장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작년 증시에서 수급 중심은 외국인이었다. 코스피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예전까지 코스닥을 선호해 온 개인도 관심을 코스피로 돌렸다.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기댈 언덕을 잃은 셈이였다.
코스닥 상장사가 신뢰를 잃은 것도 문제다.
불법회계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작년 한 해만 코스닥에서 70개 이상 기업이 상장폐지됐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상장폐지심사를 강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코스닥 퇴출기업 가운데 38%에 해당하는 28개사는 실제 상폐심사를 거쳐 상장폐지됐다.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심사를 강화한 것은 반길 일이다.
차제에 거래소는 사후약방문 격인 상폐심사뿐 아니라 상장심사 때부터 더욱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