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각 사가 발표한 지난해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 시장서 48만4512대를 판매한 기아차는 전체 145만7962대의 33.2%를 차지했다. 약 9만대로 추정되는 수입차를 포함해도 31.3%였다.
기아차의 연간 점유율 30% 돌파는 ‘프라이드’ 돌풍이 한창이던 지난 1995년 30.4% 이후 15년 만이다. 1999년 현대차 인수 후 줄곧 내수 점유율 20%대로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의 그림자에 뭍혀 왔다.
현대차 인수 이듬해인 2000년 28.5%까지 점유율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이후 점유율은 매년 하락해 2007년 22.3%까지 추락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6년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 현 디자인총괄 부사장을 영입한 이후 로체 이노베이션, 포르테, 쏘울이 히트한 데다 2009년부터 K7, 쏘렌토R, 스포티지R, K5 등이 현대차 경쟁 모델마저 압도하며 2009년 29.6%를 기록하고 마침내 지난해 30%를 넘어섰다.
반면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현대차는 내수 점유율 1위는 유지했지만 45.1%, 수입차 포함 42.6%의 점유율로 기아차와의 격차가 11~12%포인트 차로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올해 유일하게 내수 판매량이 약 6% 가량 감소했다.
특히 K5의 폭발적인 판매증가세로 지난해 6월에는 현대차(40.3%)와 기아차(36.8%)의 내수 점유율이 불과 3.5%포인트 차로 줄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 기아’란 이미지가 구축된 2008년부터 매년 현대차와의 격차가 줄고 있다. 올해도 이 격차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3위 경쟁에서는 뉴 SM5를 내세운 르노삼성이 지난해 신차가 없었던 GM대우를 앞섰다. 점유율은 각각 10.7%(수입차 포함 10.1%), 8.6%(수입차 포함 8.1%). 다만 올해는 르노삼성의 신차가 뉴 SM7 1개 차종인 데 반해 GM대우는 8개의 신차를 내놓으며 3위 자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쌍용차도 지난해 큰 폭 성장세를 보이며 1%대 점유율을 탈피, 2.2%(수입차 포함 2.1%)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수입차 업체들은 벤츠, BMW 등이 모두 1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약 9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내수 점유율 역시 5.8%로 6%대 점유율을 눈앞에 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