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이날 새해 인사차 영등포 민주당사를 찾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오늘 대통령 연두연설에서 국정이 파행으로 간데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최소한의 유감표명이라도 있을 줄 알고 문안을 눈 씻고 봤다”며 대통령에 이같이 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제1야당의 대표가 오죽하면 길거리에 나가 거적대기 위에 앉아있었겠느냐”면서 “대통령께서 정말 인사를 하려고 한다면 지난 국회 날치기 예산안 통과에 대한 유감의 뜻을 갖고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군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과 서울대법인화를 위한 법안 등이 날치기 처리된 것에 대해서도 “설사 의회통과가 어렵다는게 예상되더라도 어떻게 국회에 한마디 논의없이 통과시킬 수 있는가. 민주주의를 너무 우습게 아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을 무시하고 짓밟으면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만약 정정당당하게 제대로 처리됐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말 큰일”이라며 “야당과 의회를 그렇게 무시하고 짓밟으면 나라의 격이, 대통령의 격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손 대표는 덕담을 건넨 정 수석에게도 “우리말에 인사치레라는 말이 있다. 마음은 없으면서 겉으로만 인사하는 것이다”며 “야당에 대한 인사는 그냥 와서 인사하는 것이 인사가 아니다. 정말 야당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는 자세 위에서 인사가 있어야 인사”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수석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다. 인간적으로나 정치선배로서 인사를 드리러 온 것이지 대통령의 말을 전하러 온 것은 아니다”며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쓴소리를 이어갔다.
특히 이 대통령이 강기정 민주당 의원을 폭행한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에 전화를 건 것에 대해 손 대표는 “대통령은 큰일을 해야 한다. 김 의원에 전화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격려) 전화를 했다면 대통령의 멘탈리티(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