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승진한 정의선 부회장도 올해는 역할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당초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임원 승진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의선 부회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304명의 대규모 임원 승진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소폭 인사가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정의선 체제 가속화를 위해 일부 임원급 승진과 부회장단 퇴진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특히 올 한해 성과를 냈던 해외 법인장들의 승진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워낙 많은 승진자를 낸 만큼 올해는 승진 폭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임원을 대상으로 부분적인 ‘옥석 가리기’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그룹 총괄 부회장은 6명. 김용환(총괄·기획), 이정대(재무), 설영흥(중국), 신종운(품질관리·정보기술), 윤여철(노사), 이현순(연구개발)이다.
성과만 놓고 보면 유임이 유력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다 한 원로급 부회장단의 퇴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지난해에도 10년 동안 그룹 성장을 이끈 주축 김동진·김치웅 부회장 등이 현역에서 물러선 바 있다.
현대차의 최한영(상용차) 부회장, 기아차 이형근 부회장,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 및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김원갑 현대하이스코 부회장, 이여성 현대로템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부회장단도 마찬가지다.
최대 변수는 현대건설이다. 지난달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패 후 문책성 인사가 예상된 바 있다. 채권단이 이르면 내년 초 현대차와 매각 절차를 재개한다는 방침인 만큼 김창희 현대엠코 부회장 등 현 임원진을 유임한 채 내년 초 추후 인사를 통해 역할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와 함께 자동차-철강-건설을 그룹 3대 축으로 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를 위한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