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 및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순위 10대 건설사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2008년 5.6배에서 지난해 3.6배로 36% 정도 감소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지급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1배 미만이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대우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낮았다. 지난 2008년 3440억원의 영업이익에 1721억원의 이자비용으로 2.0배였으나 지난해 1.2배로 떨어졌다. 올해도 3분기 누적 253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두산건설과 SK건설도 지난해 각각 1.5배, 1.2배의 비교적 낮은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08년 5.3배의 높은 이자보상배율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2.5배로 떨어진 후 올해는 1~3분기 누적 1.4배로 떨어졌다. 현대산업개발도 지난 2008년 6.0배에서 올해는 2.2배에 머물고 있다.
중견건설사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1~3분기)도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이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오롱건설의 이자보상배율도 2008년 1.8배에서 지난해 1.0배로 급감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20억원인데 반해 이자비용은 480억원에 달하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건설사들은 버는 돈보다 금융권에 주는 비용이 월등히 높았다. 영업이익이 6억원에 불과했던 금호산업은 지난해 이자비용만 167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1183억원의 영업이익보다 23% 정도 많은 이자를 지불했다.
반면 불황에도 이익은 늘고 부채는 줄어든 회사도 있다. 현대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2008년 5.9배에서 지난해 6.4배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12.7배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도 지난 2008년 4.5배에서 2009년 6.2배, 올해 3분기 동안에는 6.5배를 기록해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5배 이상이면 채무 상환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지만 1배 밑으로 떨어지는 건설사도 있다"며 "건설경기의 침체로 건설사들이 PF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금융비용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