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적자 눈덩이…19곳 중 4곳 손님없어

2010-12-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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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김해·제주 공항 외 수년째 적자 투성이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김해·제주 공항을 제외한 11개 지방공항의 적자가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김포공항과 13개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김포와 김해·제주공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나머지 지방공항의 적자를 돌려막는 ‘악순환 구조’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국토해양부 및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총 19개의 공항이 운영됐지만 강릉·속초·목포·예천 등 4개 공항은 수요가 없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차례로 폐쇄됐다. 따라서 현재는 15개 공항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인천공항을 제외한 14개 공항이 공항공사의 지사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사천·원주 등 8개 공항은 연간 총 수입이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공항별 운영실태에 따르면 원주공항은 작년 1년간 2억7300만원의 수입을 올린 반면 인건비는 이보다 4배 가까이 많은 10억64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양양공항은 연간 2억8300만원의 수입에 9억4100만원(3.3배)의 인건비를 지출했으며, 군산공항도 5억4000만원의 수입에 16억1400만원(3배)의 인건비가 나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지난해 국토부에 전남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을 통합하고, 강원 양양공항은 별도의 활용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운영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의견을 제시했다. 국토부도 적자 투성이인 지방공항의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안 마련에 착수했지만 한해가 지난 현재까지도 개선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개항한 무안공항은 2008년 10월 이후 국내선 1일 1회, 국제선 주 10회만 운항하고 있다. 이는 연간 14만회 이착륙이 가능한 무안공항 처리 능력의 1.3% 불과한 실적이다. 이에 따라 광주공항과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광주시 등의 반대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양양공항은 더욱 심각하다. 경춘고속도로 개통 및 영동고속도로 확장으로 서울~양양 정기노선 2008년 6월 폐지됐다. 비정기 전세편마저도 서울발 양양행은 폐지됐고, 현재 양양발 서울행 만 하루 한 번 운행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지난 9일 양양공항 지사장을 교체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공항은 적자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올 영업실적은 내년 3월 회계감사 후 발표될 예정이지만 과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달 1일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울산과 대구, 포항공항의 항공승객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지방공항의 경영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KTX 2단계 개통 이후 지난 한달 동안 울산~김포 노선 이용객은 전년동기 대비 34.0%, 포항~김포 노선 이용객은 11.2%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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