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STX유럽(구 아커야즈)의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그룹 전체에 부담이 가중됐다. 이때 강덕수 회장(사진)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다. 시장의 우려에도 브라질 시장에 적극 진출한 것.
이 가운데 STX팬오션이 지난해 브라질 최대 철광석업체인 발레(Vale)와 맺은 장기수송계약은 강 회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9월 단일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약 7조원 규모의 장기수송계약을 발레와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2011년부터 25년간 58억4000만 달러. 또한 STX팬오션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40만t급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VLOC)를 STX조선해양에 발주했다.
STX는 발레와 수송계약을 통해 STX팬오션의 장기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STX조선의 수주물량 역시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그룹 관계자는 “강덕수 회장이 직접 브라질과 한국을 오가며 이 협상을 진두지휘했다”며 “당시 신조선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벌크 시황이 최악의 상황이었음을 감안할 때 수익성 여부를 떠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된 프로젝트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발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주로 STX그룹은 자원부국인 브라질에서 영업망 확충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STX는 올해 들어 그룹의 장점인 수직계열화를 살려 브라질 진출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그룹의 초고속 성장을 이끌었던 수지계열화가 다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STX팬오션은 최근 세계 최대 펄프 생산 업체인 브라질 피브리아(Fibria)와 50억 달러 규모의 전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필요한 펄프 운반선 20척이 STX조선과 STX다롄에서 각각 10척씩 건조된다.
앞서 지난달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상장된 STX OSV도 브라질에서 새로운 도약을 추진 중임. STX OSV의 브라질 조선소는 남미 지역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해양작업지원선 수주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난달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상장된 STX유럽 자회사인 STX OSV도 브라질에서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STX OSV의 브라질 조선소는 남미 지역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해양작업지원선 수주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한편 STX는 브라질에서 조선ㆍ해운뿐 아니라 각종 자원개발과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각도의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강덕수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 브라질을 방문중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조선, 해운, 에너지, 해양플랜트 등 STX가 추진하고 있는 각 사업 분야에 대해 상호 협력키로 협의하기도 했다.
브라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강 회장의 다양한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STX중공업은 지난해 3월 세계적인 디젤엔진 메이커인 독일 만디젤(MAN Diesel SE)과 브라질 민자발전사업자인 아구아스 과리로바(Aguas Guariroba Ambiental Ltda)에 공급예정인 약 24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STX중공업은 브라질 동북부 ‘바히아(Bahia)’ 지역의 4개 발전 플랜트에 9MW급 디젤발전세트 84대(Option 8대 포함)를 2011년 1월 1일 상업운전 목표로 공급하게 되며, 총 설비규모는 약 756MW가 된다.
STX 관계자는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해외 자원국가와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STX조선해양과 STX유럽, STX대련을 연결하는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토대로 조선분야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함으로써 신규 수주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