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실적악화에 따른 자본잠식을 감자를 통해 일시적으로 모면하려는 회사도 많은 만큼 재무제표를 꼼꼼히 살필 것을 당부했다.
19일 금융감독원ㆍ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감자를 결정한 코스피ㆍ코스닥 상장법인은 모두 83개로 이미 전년 81개를 넘어선 데다 연말까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에만 4개사가 감자를 결의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와 코스피가 각각 2개사씩이다.
특히 코스닥에서 연말 감자 결의가 몰리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것을 증권가는 조언했다.
코스닥에 속한 다스텍과 블루젬디앤씨는 각각 50%와 90% 비율로 감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감자를 실시하는 기업은 대부분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삼지만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자본잠식된 회사가 연말 감자를 실시해 퇴출을 면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감자로 퇴출을 면하더라도 주가하락으로 투자자에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장마감 후 감자 결정을 공시한 다스텍은 다음날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블루젬디앤씨도 9일 감자 계획을 내놓은 뒤 이튿날부터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피에 속한 동양메이저는 전달 15일 감자 결정을 공시한 뒤 당일부터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사흘째도 가격제한폭 수준인 14.52% 하락했다.
엑큐리스도 전달 16일 감자 계획을 내놓았다가 다음날 하한가를 기록했고 4거래일 만에 56% 이상 내렸다.
증권가는 11~12월 감자를 결의한 기업 대부분이 부분 또는 완전 자본잠식돼 있거나 적자를 기록한 부실기업이라고 지적했다.
동양메이저는 9월 말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엑큐리스와 블루젬디앤씨도 자본잠식률이 최대 40%에 육박하고 있다.
다스텍은 2008~2009년에 이어 3분기까지 3년째 적자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증권가는 부실기업 감자 결의가 연말에 몰리는 추세를 보여 온 만큼 투자에 앞서 관련 공시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이면 결산을 앞둔 부실기업이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위해 감자를 통해 손쉽게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며 “자본잠식이나 실적악화를 일시적으로 감추기 위한 눈속임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2008년과 2009년 12월을 보면 상장사 감자 결의는 각각 9건과 10건에 달했다.
연간 전체 규모와 비교하면 최대 2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시장별 감자 공시를 보면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해마다 2배 이상 많았다.
2008년에는 코스피가 15개사, 코스닥은 33개사에 달했다.
이듬해도 코스피가 24개사, 코스닥은 52개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보다 상장요건이 느슨하고 규모도 작은 코스닥에서 평균 감자 건수가 많은 만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