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베트남 신용등급 강등 러시

2010-12-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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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베트남 신용등급 강등 러시

베트남 최대의 경제 스캔들로 부상한 국영조선공사(비나신) 사태 이후 베트남에 대한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 등급 강등이 잇따를 전망이다.

18일 현지 금융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15일자로 베트남에 대한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Ba3'에서 'B1'으로 한 단계 하향조정하고, 등급 전망은 기존의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무역 적자 확대, 자본 유출, 외화 보유액 감소, 베트남 주가지수 하락 압력 등으로 베트남의 국제수지 불균형이 고조될 위험이 있다"며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인플레이션율이 두자릿수 영역으로 올라서면서 환율에 가해질 압력을 보다 키울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자본 유출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베트남 정부의 정책 실패 탓에 공기업과 은행시스템과 관련한 정부의 우발 채무(Contingent Liabilities)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베트남 최대의 경제 스캔들로 부상한 비나신 사태와 관련해선 "베트남 정부 재정의 취약함을 드러낸 것으로, 다른 거대 베트남 공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비나신 사태로 베트남 은행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보고서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S&P 보고서는 "가까운 장래에" 비나신이 외환대출에 대한 지급불능 상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해 비나신 관련 부실채권을 보유한 베트남 은행들의 신용도와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베트남 국영은행 여신 비중 가운데 국영기업체 30∼40%나 될 정도로 편중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비나신 사태는 베트남 내에 만연하는 투명성 결여, 취약한 책임성 및 감독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보고서는 이어 6억달러 규모의 해외은행단 협조융자(신디게이트론) 가운데 원금 상환 만기가 도래한 1차분 6천만달러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지급보증 불가능 입장과 함께 비나신 자력으로 이를 해결할 것을 지시한 것도 향후 베트남 은행권의 대외 신인도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현지 금융 소식통은 대출금 상환 장기 연체와 비나신에 대한 정부 지원 부족은 비나신 여신을 보유한 은행들의 채권 상각과 자본금 취약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은행권 스스로가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이런 지불 유예 가능성 통보 조치 이전만 하더라도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금난에 봉착한 은행을 구제해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례를 통해 정부의 대(對)금융권 지원이 당초 예상치만큼 높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금융권 특히 국책은행들의 경우 비나신에 대한 여신 규모가 가장 큰데다 대부분이 상각되지 않고 여전히 "특혜대출"(special-mention loans)로 분류돼 있어 부실채권화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실상 부도 상태인 비나신의 부실 규모는 지난 8월 현재 86조동(44억달러)로 잠정집계됐지만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합치면 실제로는 50억달러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초로 예상되는 제11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비나신 문제가 자칫 정치적 지각변동까지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도 심심찮게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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