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과연 군 당국이 언제 사격 훈련을 시작할지, 북한이 실제 추가 도발을 할지 의견들을 나누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18일 오전 말린 벼를 포대에 담아 경운기에 싣고 면사무소로 향하던 강영길(67)씨는 "수매 때문에 들어왔는데 북한이 또 포를 쏠까 봐 불안해서 못 있겠다"며 "수매만 끝나면 곧장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박집을 운영하는 송영옥(49.여)씨는 "북한이 쉽게 쏘진 못할 거라 크게 걱정은 안 한다"면서도 "우리 군이 예고하고 연습하는 거니까 주민 안전조치를 다 해놓았을 것"이라고 내심 긴장하는 눈치였다.
주민 2명과 함께 사무실에서 텔레비전 뉴스를 지켜보던 연평체육사 주인 김모(40)씨는 간밤의 불안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김씨는 "어젯밤 잠 한숨 못 잤다. 하루하루가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옆에 있던 고모(34)씨는 "어제 친지나 형제들로부터 안부전화를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북한이 2차, 3차 타격을 한다니까 또 떨린다"라고 걱정했다.
주민들은 북한이 추가 타격 위협까지 하는데 군 당국이 사격 훈련 계획을 고수하는 데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40대 한 주민은 "다른 건 다 필요없다. 자신들이 현지 주민이라고 생각해봐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씨도 "솔직히 우리 군이 사격훈련을 안 했으면 좋겠다. 정부가 여기 주민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것 같다"며 "서로 감정싸움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거들었다.
연평도를 둘러싼 불안감에 신경이 곤두선 일부 주민은 대북 전단 살포를 위해 섬에 들어온 탈북자 단체 회원들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박모(55)씨는 "가뜩이나 불안한데 당신들이 더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 아니냐"라며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계획에 거세게 항의했다.
주민들 사이에는 차라리 군 당국이 하루빨리 사격 훈련을 끝내는 게 주민을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주민은 "인천 찜질방에 있는 주민 중 섬에 들어오려는 사람이 있지만 사격훈련이 끝나지 않아서 못 들어오고 있다"며 "훈련을 하려면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 그래야 안정돼서 주민들이 돌아오지 않겠느냐"라고 답답해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