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경찰서는 12일 이성교제에 반대하는 조부모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로 임모(19.대학 휴학생)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임군은 이날 오전 5시께 보은군 보은읍 자신의 할아버지 집에서 "여자친구를 만나지 말라"고 반대하는 데 앙심을 품고 할아버지 임모(75)씨와 할머니 김모(7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군은 범행 뒤 약 4㎞ 떨어진 자신의 집에 숨어 있다가 뒤쫓아 간 경찰에 2시간 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개 짖는 소리 등에 잠을 깬 이웃들로부터 '사람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하던 중 임군이 사건현장 부근까지 택시를 탄 사실을 확인하고 임군을 용의자로 특정했다"라고 말했다.
검거 당시 임군은 옷과 손 등에 피가 묻은 채로 방 안에 숨어 있었고, 경찰에서 범행사실은 순순히 시인했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문채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외아들인 임군은 군입대를 위해 지난 7월 대학을 휴학했으며 최근 이웃에 사는 고교 여자 동창을 만나 교제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가족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군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아들한테 '그 여자를 만나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면서 "최근 할아버지.할머니까지 교제사실을 알고 걱정하신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조부모까지 반대하는 게 부담스러웠던지 요즘들어 아들의 말수가 부쩍 줄고 얼굴빛도 어두웠다"면서 "오늘 새벽 3시 30분께 아들이 방문을 열고 나가는 인기척을 느꼈지만 잠을 못 이루는 것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임군을 상대로 조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범행동기 등을 확인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