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은 최근 신용대출 최고금리를 20%대로 인하했다.
현대캐피탈은 내년부터 최고금리를 39.99%에서 10%포인트 낮춘 29.99%를 적용할 예정이다. 취급수수료를 폐지한 효과까지 감안하면 지난 8월에 비해 최고 12.5%포인트를 인하한 셈이다. 롯데캐피탈도 지난달 4일 신규고객에 한해 신용대출 최고금리를 연34.9%에서 29.9%로 5%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캐피탈 업계에서는 두 업체의 금리인하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퍼지기에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은 타 캐피탈사와 달리 대기업 계열사로 자금조달에 유리한 환경을 갖췄고,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의 금융자산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12조3350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나머지 2~6위 업체의 금융자산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총 자산 중 금융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자산규모가 그만큼 큼을 의미한다. 시장점유율도 소비자금융 및 기업금융 자산기준으로 카드사를 제외한 여신전문 금융업체 중 26%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A캐피탈사 관계자는 “현대캐피탈과 달리 자산규모가 5분의 1수준인 업체들은 자금조달 금리를 낮출 여력이 되지 않는다”며 “시장 점유율도 얼마되지 않아 중견업체들은 당분가 금리 인하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의 시장점유율(약 26%)을 제외한 시장을 60여개의 캐피탈업계가 나눠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B캐피탈사 관계자의 경우 “현대나 롯데캐피탈은 대기업 계열사로 금리를 내려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익 충당이 가능하지만 일반 업체의 경우 힘들다”며 “이번 조치를 두고 업계는 일종의 상징적인 일로 받아들일 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금리 인하를 위해선 현재 7~8% 수준인 중개수수료와 대손비용 등을 낮춰야 하는데 사실상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인하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두 업체에서 최고금리를 내려 저신용자들의 대출감소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보다는 평균대출 금리인하를 따져봐야 한다”며 “대손비용이나 중개수수료 조정없이 최고금리를 인하할 경우 9~10등급의 저신용자들의 대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