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 14일 중대고비 맞을 것

2010-12-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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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매각 14일 중대고비 맞을 것

(아주경제 김진영 기자)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오는 14일 중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날까지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로부터 빌린 1조2천억원이 무담보,무보증이라는 증빙 자료를 제출하라고 현대그룹에 통보한 상태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채권단 3자가 소송으로 얽히면서 향후 시나리오는 한층 복잡해졌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외환은행 실무진을 검찰 고발할 경우 채권단은 현대차그룹의 예비협상대상자 지위 박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현대건설 매각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현대그룹이 약속된 날짜까지 대출계약서나 구속력 있는 텀 시트(Term sheet.세부계약 조건을 담은 문서)를 제출하는 경우다.

   채권단 관계자는 12일 "일단 현대그룹이 이전보다 보완된 자료를 내면 매각 절차는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즉 자료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MOU를 해지하지 않고 본 실사 등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채권단 일각에서 MOU를 해지할 경우 현대그룹이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증빙 자료를 요청한 것은 `승자의 저주'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MOU를 해지하면 현대그룹이 소송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매각절차를 일단 밟되, 주식매매계약(본계약)때 현대그룹에 현대건설을 팔지 말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주식매매계약 체결은 주주협의회 의결권 8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채권단의 의결권 비율은 외환은행 23%, 정책금융공사 22%, 우리은행 21% 등이어서 3곳 중 한 기관이라도 반대하면 성사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본계약 단계에서 주주협의회 결의로 계약 체결이 무산되면 현대그룹도 소송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자금출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계약 단계까지 진행하면 현대차그룹의 반발은 물론 비난 여론이 들끓을 수 있다는 점이 채권단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현대그룹이 증빙자료를 끝내 제출하지 않는 경우다. 현대그룹은 "대출계약서 제출은 통상관례에서 벗어난 요구로 MOU상 채권단과 합의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벗어난다"며 거부해왔다.

   이때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거쳐 MOU 해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MOU를 해지하더라도 채권단이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 매각 협상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10일 외환은행의 김효상 여신관리본부장 등 실무자 3명을 입찰방해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고, 이들 3명과 외환은행에 대해 총 5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채권단 내부에서는 "경기 중에 심판을 고발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이 나왔었다.

   채권단은 현대차그룹이 고발장을 실제 접수하면 입찰확약서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예비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입찰의향서와 함께 제출한 확약서에는 매각 주체를 상대로 어떠한 소송 등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협상대상자 지위가 박탈되면 현대건설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가 재입찰 수순을 밟거나 한동안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고발하지 않는다면 채권단은 현대차그룹과 협상에 나서겠지만, 이 경우 현대그룹이 반발해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소송을 내더라도 채권단은 일단 매각 절차를 진행해 현대차그룹에 현대건설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러나 법원 판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실제 소유하지는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이전에 현대그룹이 제기한 MOU해지 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어떠한 시나리오든 간에 현대건설 주인 찾기가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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