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잡기-금①> 절대가치 ‘금값’ 거품단계로 성큼 성큼

2010-12-0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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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10년동안 35번 신기록…금리 낮추고 돈풀땐 자산거품

(아주경제 이상준 기자)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金)값의 초강세 흐름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추락과 이에 따른 달러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 때문으로 본다. 이런 분석을 반영하듯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 기업과 개인의 금 보유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 물론 금값 강세는 안전자산 선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절대가치’ 금값에 대한 경제사와 흐름에 대해 3회에 걸쳐 싣는다.
 
 제1회 절대가치 ‘금값’ 거품단계로 성큼 성큼
 제2회 빛나는 금의 경제사
 제3회 꿈틀거리는 중국의 ‘금 전쟁’
 
 <제1회> 금값이 ‘금값’…거품단계로 성큼 성큼
 
 글로벌 경제위기, 유럽 재정위기, 제3차 환율대전을 거치면서 금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연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골드 랠리’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원자재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금, 은, 구리, 원유, 곡물 할 것 없이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급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이 지난 2007년 원자재시장 버블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제기하고 있으며, 금융위기 발생 직후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 때 시장은 자산 거품이 가장 우려되는데 지금 바로 그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 금값이 그야말로 ‘금값’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내 금 도매가격은 3.75g에 21만1200원을 기록,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튿날인 지난달 24일 기록했던 종전 최고가 20만9000원을 훌쩍 넘어서며 이날 금 소매가격도 처음으로 23만원을 돌파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의 금 소매가격은 23만1000원으로 전날보다 2000원이나 급등했다.
 
 국내 금값은 최근 국제 금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고용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지난 6일(현지 시간) 기준으로 전날보다 9.90달러(0.7%) 오른 31.1g(1온스)당 1416.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9일 기록한 최고가(1410.10달러)를 한 달여 만에 또 경신한 것. 이날 금값은 장중 1429.40달러까지 치솟았다.
 
 ◇ 치솟는 ‘금값’ 배후는 중국
 
 그렇다면 금·은 할 것 없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금값은 지난 10년 동안 상승했는데 올해 35번이나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은 23%나 상승했고, 은 가격도 무려 70%가 넘게 급등했다.
 
 급등 배후에는 중국이 있다는 분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최대 금 생산국이 됐는데도 금에 대한 사랑, 금 욕심이 끝이 없다. 더욱이 올해는 금 뿐 만이 아니라 은까지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는데 중국의 금과 은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무려 5배나 늘었다.
 
 세계금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 중국시장의 성장이 금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에서 금에 대한 수요가 10년 안에 두 배로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중국 중앙은행은 달러에 관한 문제는 풀지 않을 것이지만 신중하게 금을 매입하고 있어 보석에 대한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에서는 예전부터 금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10년 전 중국인들은 금을 매입할 수 없었는데 지금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순이익의 50%이상을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금 사재기는 미래를 위한 대비의 성격이 짙고 중국인들에게 금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사실은 ‘화폐전쟁’의 저자인 중국 환구재경연구원 쑹훙빙(宋鴻兵) 원장은 “실물에 기반하지 않는 화폐는 붕괴한다”며 금 보유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기에 쑹훙빙 원장은 은(銀)을 사두라고 권했다. 국제시장에서 은은 상대적으로 너무 낮게 평가돼 있다는 것. 언젠가는 반드시 ‘은이 금처럼’ 평가될 날이 올 거라고 그는 확신했다.
 
 현재 금값을 두고 지난 2007년 원자재시장 버블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금융위기 발생 직후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 때 시장은 자산 거품이 가장 우려되는데 지금 바로 그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장에서 채권과 원자재는 이미 거품 단계에 들어갔고, 주식의 거품이 커지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이 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도 예상보다 클 수 있다.
 
 ◇ ‘네덜란드 튤립 파동’은 거품의 대표 사건
 
 사실 금, 은, 곡물 그리고 부동산 등에서 일어나는 가격 폭등은 경제적인 논리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버블 버블이라 할 때 역사적으로 떠오르는 대표적 사건이 있다.
 
 1634년 네덜란드의 튤립 공황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튤립이 명예와 부의 상징으로 한때는 귀족층을 출발로 투기대상이 되었다.
 
 튤립 구근 하나가 매일 2배씩 상승하자 초기에는 중간 상인이, 그 다음엔 직장인, 가정주부, 하녀까지 양파덩어리 투기에 가담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가격 상승으로 결국 막차를 탄 일반인은 엄청난 피해를 보고 만 것이다.
 
 튤립의 가격이 엄청난 수준까지 급격히 올라갔는데 희귀한 구근은 억대를 호가하고 심지어 경매에서 한화 15억원에 낙찰된 경우도 있었다. 평균적으로 그 당시 같은 무게의 황금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었다.
 
 이렇게 되자 약삭빠른 상인들은 멀쩡한 튤립에 등급을 매겨 리프킨 튤립, 반 데르 아이크 튤립이라고 멋대로 만든 혈통증명서를 시중에 뿌렸고 황소 한 마리 값이 100플로린이던 시절 리프킨 튤립 구근 하나에 4400플로린이었다.
 
 일반 노동자 월급의 20년치에 해당하는 구근도 있었다고 한다. 황소 1000마리를 팔아 튤립 뿌리 40개를 사고도 득의의 웃음을 터뜨렸으니 참으로 광적인 사회였다.
 
 당시 재미있는 일화 중에 하나로 수입화물을 싣고 온 선원에게 수고의 뜻으로 훈제 청어하나를 내주었는데 그 선원이 무심코 선주 사무실에 있는 ‘양파’ 하나를 들고나가 요리를 해서 먹어버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양파가 아니라 ‘셈페르 아우구스투스’라는 튤립 구근이었다. 그러나 그 구근 가격이 현재 우리 돈으로 무려 4000만원이나 해 상인은 즉석에서 졸도했고 4000만원 짜리 점심을 먹은 선원은 영문도 모르고 감옥에 갇혔다고 한다.
 
 그런데 1637년 2월 불안을 느낀 일부 투자자가 손을 떼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튤립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다.
 
 구근 하나에 집 한 채 값을 하던 가격이 하루 만에 절반 수준, 심지어 이전 가격의 1% 수준으로 떨어져서 빚더미에 올라앉은 사람들이 속출했고 결국 튤립 파동은 네덜란드가 유럽경제 대국의 자리를 영국에 넘겨주는 한 요인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최근 금값의 폭등을 특정집단의 “그들만의 작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즉 머니게임이다. 튤립 파동처럼 본질가치(실제가격)를 무시한 버블은 해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당시의 튤립 가격은 그 본질적 가치와는 무관하게 투기적으로 사려는 세력에 의해 천정부지로 올랐다가 결국 어느 정점을 이후로 폭락을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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