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인권위가 초ㆍ중ㆍ고교생과 탈학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최한 인권 에세이 공모전에서 고등부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은총양은 최근 인권단체에 이메일을 보내 "고민 끝에 상을 거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김양은 이 글에서 "내가 에세이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인권'을 현 위원장이 끝도 없이 추락시키고 있다"며 "인권위는 직접 선정한 수상작들에서 이야기하는 인권의 '반'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 위원장이) 사퇴를 촉구하는 인권위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인권에 대해 제대로 된 개념을 가진 사람이라면 할 수 없을 말들을 하는 것을 보며, 나와 나머지 수상자들에게 상을 줄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당초 이달 10일 열리는 '62주년 세계인권선언 기념식'에서 김양 등에게 상을 수여할 예정이었다.
올해의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돼 같은 날 위원장 표창을 받을 예정이던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도 이날 "인권위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할 인권위가 정부의 하위 기관으로 전락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고 있다"며 "인권위가 '국가인권기구'로서의 입지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