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의 아이 , Children of the Sea ,2006- ⓒ Igarashi Daisuke / Shogakukan Inc., IKKI (오른쪽 위) 노다메 칸타빌레 , Nodame Cantabile ,2001- ⓒ Ninomiya Tomoko/ Kodansha Ltd.(아래) |
만화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탐나는도다’ ‘궁’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코믹 메이플 스토리’가 수주째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만화 ‘천안함의 진실’이 발간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만화만큼 민감하고 어려운 내용을 독자가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돕는 매체도 드물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일본 만화를 대표하는 아홉 명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 한국을 찾는다. 최근 10여 년 간 작품의 발표 형식과 내용의 변화를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이 전시를 맡은 미토예술관의 다카하시 미즈키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아시아 순회전시회이기 때문에 순회 지역에서 번역되고 출판된 만화를 전시 작품의 첫 번째 요소로 삼았다”고 전했다.
전시작품은 △소라닌(아사노 이니오) △슈가슈가 룬(안노 모요코) △해수의 아이(이라가시 다이스케) △역에서 5분(구라모치 후사코) △센넨화보(교 마치코) △넘버 파이브(마쓰모토 타이요) △노다메 칸타빌레 (나노미야 토모코) △벡(사쿠이시 해롤드) △신만이 아는 세계(와카키 타미키) 총 아홉 작품이다.
이 중 ‘해수의 아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생태학에 관한 만화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다루고 있는데, 드로잉 원화를 전시한 공간은 마치 푸른 바다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 돼 국내에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노다메 칸타빌레’도 전시장을 찾는다. 자동피아노로 연주되는 음악은 저절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생태계가 파멸된 이후 인류가 만든 초인류 평화대와 저항자 이야기를 다룬 ‘넘버 파이브’는 전시장 입구에 만화의 배경을 확대·설치해 관객이 망가의 세계에 진입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남녀 주인공 대사와 20대 젊은이들이 살 법한 원룸을 함께 설치한 작품 ‘소라닌’ 에서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직접 만화 속 주인공이 돼 볼 수 있다. 일본 만화 마니아나 일본 만화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특히 애착을 느낄 작품이다.
큐레이터를 맡은 다카하시 미즈키는 “이번 전시회는 만화가 과연 소비를 위한 오락에 불과한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며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이번 전시회를 출발점으로 시각예술로서 만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더 많은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트선재센터와 이 전시회를 공동으로 기획한 일본국제교류기금의 후루이치 야스코는“ 만화와 관련된 직업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전시회를 찾아주길 바란다” 고 덧붙였다.
‘읽는’ 만화에서 ‘보는’ 전시만화로 만화의 새로운 면모를 선사할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13일까지 열린다. 투어 프로그램은 2~5시 사이 한 시간 간격마다 진행된다. 1층엔 만화방이 운영된다. 관람요금 성인 3000원, 학생 1500원. 문의 02-733-8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