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위기 이후 원화 가치가 경쟁국에 비해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한국채권 순매수 기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채권에 올들어 11월말까지 22조2115억원에 순매수해 전체 채권보유금액이 80조1000억원으로 최초로 8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상장채권 잔액(1119조원)의 7.2%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럽재정위기, 달러강세가 맞물리면서 통화안정채권 등 만기상환(1조4972억원) 규모 감소에도 불구 매수세가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7월말 국내채권 70조원을 초과 매수한 이래 지속적인 매수세를 보여 5달만에 10조원이상 늘렸다.
채권 전문가들은 주로 단기채권으로 차익을 노리던 외국인들의 투자성향이 점차 장기채권 선호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며 최근 매수 강도엔 못 미치겠지만 꾸준한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여전히 일부 채권을 편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작년부터 2년만기물 이상을 담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연말부터 외국인들의 장기채권 매수를 늘려 듀레이션(장·단기 금리차)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로 집중된 가운데 한국은 타 이머징국가 대비 절대금리가 높고, 원화 매력까지 있어 외국인들이 쉽게 매도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자본유출입 규제 부활에 따라 단기투기 세력이 줄어들어 매수강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12월 기준금리는 ‘동결’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점진적인 금리인상 국면에 돌입한 점도 매수강도 약화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그러나 절하된 원화가치가 외국인들의 구미를 당길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는 2008년 이후 실질실효환율 기준 35%나 절하됐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보다 15% 가량 저평가 받고 있다.
김일구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 등락을 거듭하면서 외국인들에게 매력이 되고 있다”며 “특히 올해처럼 기준금리를 올릴 정도로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는 환차익 기대감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