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발레의 진수 '백조의 호수'가 7~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살아있는 발레계의 신화'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를 무대에서 만난다. |
이번 공연에는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 음악과 유리 그리가로비치 안무 그리고 수석무용수 김지영이 만나 환상의 호흡을 선보인다. 지난 가을 ‘라이몬다’에서 멋진 모습을 보인 볼쇼이의 수석무용수 알렉산더 볼치코프가 지그프리트 왕자 역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불의의 부상으로 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 김현웅이 대신 맡았다. 지휘는 2009년 국립발레단에 합류해 ‘보는 발레’의 즐거움에서 ‘듣는 발레’의 매력을 선물했던 광주시립교향악단 구자범이 책임진다.
백조의 호수는 그동안 수많은 안무자가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다.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은 다른 버전들과 상당히 다르다. 1막과 2막에 추가된 악마와 왕자의 남성 2인무, 광대의 36회전, 궁정의 왈츠군무, 2막 각 나라 공주의 춤에 새로 삽입된 러시안춤 등은 주인공의 춤이나 백조 군무 못지않게 관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에선 뛰어난 테크닉과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독창성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2막 1장에 등장하는 ‘발레리나 최고의 기술’ 32회전 푸에테(fouette)와 2막 2장 왕자의 무의식을 지배하려는 악마와 왕자의 싸움을 눈 여겨 볼만하다.
특히 그리가로비치는 기존 백조의 호수에서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했다. ‘운명(악마)과 사랑(왕자)’의 치열한 싸움을 그리며 우리가 동화로만 알던 백조의 호수를 심리 묘사에 충실한 낭만 소설의 경지로 단숨에 올려놓았다. 이 때문에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버전은 다른 안무가의 작품보다 깊이 있는 연기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발레단은 이번 공연에서 비극과 해피엔딩이라는 두가지 결말 중 해피엔딩을 택했다. 관객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오데뜨·오딜 역엔 김지영·김주원·최유희 등 5명이다. 김지영은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하고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김주원은 브누아드 라 당스에서 최고여성무용수상(2006)에 이어 최근 뮤지컬 ‘컨택트’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유희는 로열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로 활동 하고 있는 재일교포 발레리나다. 지그프리트 왕자 역엔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에서 기나디 실루스키에게 사사한 김현웅 외 3명이 맡았다.
국립발레단은 이번 공연에서도 나눔의 미덕을 실천한다. 세 자녀 이상 가구와 만 65세 이상, 초·중·고·대학생에게는 50% 할인된 가격으로 좌석을 제공한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10월 ‘왕자호동’ 공연에서 100여 좌석을 남양주시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 기부했다.
가격 VIP 10만원,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 B석 1만원, C석 5천원.
문의 02-587-6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