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정부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가 유사시에 대비한 보험용 '폭탄' 파일들을 전 세계에 유포시켰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 파일 중 확인된 한 파일(insurance.aes256)은 1.4기가바이트(GB)의 방대한 용량으로, 영국 석유회사 BP와 관타나모 수용소 관련 기록 등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파일은 지난 7월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올라와 이미 전 세계 수만 명이 내려받았으며, 강력한 256비트 암호로 암호화돼 있어 미 국방부도 파일 존재를 알고 있으나 내용은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이 파일은 위키리크스가 올해 미국 정부 등으로부터 법적 공격을 받은 이후 세운 비상계획의 일환으로, 어샌지는 자신이 체포되거나 위키리크스 사이트가 완전히 폐쇄되는 등 유사시에 즉각 암호를 공개해 기밀문서들을 터트리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이 파일에 들어있는 기록들은 정보원 신원 등 민감한 정보가 편집되지 않은 상태여서 공개 시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 위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어샌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폭격으로 민간인을 사살하는 영상,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경영진의 PC에서 유출된 하드드라이브 내용, BP와 다른 에너지 기업들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다.
각국 정부는 어샌지에 대한 성폭행 혐의 체포영장 발부 등 전방위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어샌지가 체포되는 등 위키리크스가 위기에 처할 경우, 파일의 방대한 크기 등에 비춰볼 때 이번 미국 외교전문 폭로에 버금가는 또 한 차례의 대규모 폭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