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자동차업계는 가장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섬유업체들은 대미수출 분야에서 연간 1억8000만달러 증가 이득를 취할 것이란 예상이다.
◇자동차업계, 안도의 한숨
이번 협상에서 핵심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의 관세 철폐 시한이 5년으로 연장된 부분. 이 때문에 대미 수출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일정 부분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미 FTA에 대비해 충분히 준비해 온 만큼 생각보다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현지 생산을 극대화하기로 하면서 이미 생산되는 쏘나타뿐 아니라 아반떼 등 준·중형차 생산도 조만간 시작되고 미국차 관세가 낮아지더라도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지 않은 만큼 자동차 시장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완성차 업계엔 호기다. 가격 경쟁력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 감안해서다.
화물차의 경우 아직 진출 사례가 없어 손익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부품사 수출증가 기대감도… 미국 수입차는 ‘글쎄’= 부품 관세 철폐로 인해 당장 국내 중소부품사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포드나 GM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비롯,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 부품사들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는 상태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는 부품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계는 대미 수출이 최대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미국산 수입차 역시 당초 협정에서 2012년부터 시행키로 한 환경규제를 20% 가까이 완화하게 되며 숨통이 트이게 됐다. 다만 현재 포드·크라이슬러·GM의 연 판매량이 7000~8000대에 불과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전체 수입차 시장의 10%, 전체의 0.6%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미국산 차에 대한 국내 시장 문호는 얼마든지 개방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일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된 협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무대에서 최대 경쟁자인 일본 자동차 업계는 한-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체결하자 우려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일본 유력 언론은 한-미 FTA를 일제히 보도하며 수출 손실액을 따져보고 있다. 일본 민간 연구기관인 아시아경제연구소는 한국의 양 FTA 체결로 일본은 연간 약 14억 달러(1조6000억원) 규모의 수출을 빼앗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섬유 대미수출 연간 1억8000달러 늘어날 듯
이번 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이 섬유수출 분야에서 연간 1억8000만 달러 증가분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게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대미 섬유수출은 2001년 32억6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0.7% 감소, 이후 2009년에 11억1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6.5%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 들어서야 지난 10월까지 10억2000만 달러를 수출, 전년대비 11.9% 증가했다.
섬산련은 “미국이라는 거대시장과 FTA 협상이 타결돼 수출증대와 함께 고급화·차별화를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다질 수 있게 됐다”며 본격적인 ‘반전’을 기대했다. 이번 추가협상 타결을 통해 최고 32%의 관세가 철폐돼 대미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게 섬산련 측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이번 협상 타결이 슈퍼·나노·친환경·스마트섬유 등 차세대 신섬유 개발을 위한 미국 산업기술 협력 강화와 미 시장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릴 기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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