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정부와 군, 정보 당국 등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한미가 오는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000t급)가 참가한 가운데 서해 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계기로 남북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이 발생했던 북한의 서해안 해안포 진지가 개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군 미그-23기 전투기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황해도 황주 비행장에 전개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남관계는 전쟁 전야의 험악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자들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건 가차없이 단호하고도 무자비한 본때를 보여줄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우선 북한의 서해 상 추가 도발 가능성이 주목된다.
서해 NLL을 인정하지 않는 북한으로서는 서해 상에서의 도발로 NLL의 분쟁지역화를 부각하면서도 남북 간 긴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후에는 연평도 북방 북측 내륙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포성이 6차례나 들려 긴장감을 더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요인 암살이나 주요 시설 폭파, 사이버 테러 등 북한의 테러 가능성도 시나리오로 상정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사망하기 전 황 비서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국내에 잠입한 위장 탈북자들이 잇따라 검거된 것도 북한의 요인 암살시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정보 소식통은 "북한이 연평도 육지를 과감하게 공격한 만큼 다양한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요인 암살이나 시설 파괴 등 테러 가능성도 가능한 시나리오 범주에 넣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소 시일이 걸리는 사안이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과 그동안 많이 거론돼왔던 미사일 시험발사, 비무장지대(DMZ)나 판문점에서의 도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이미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방북한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원심분리기를 갖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가운데 미사일 시험발사도 주목된다.
북한이 플루토늄 핵 개발에 이어 농축 우라늄 카드를 제시한 만큼 미사일 시험발사로 핵 운반능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5일 북한이 수개월 내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의 발사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당장은 연평도 도발에 따른 사태 전개를 관망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도발식 접근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