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러시아 방송은 소련 시절과 마찬가지"

2010-11-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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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러시아의 저명 방송인이 권력에 대한 현지 방송의 무비판적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고 영국 BBC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최대 TV방송 '제1채널'을 비롯한 여러 인기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는 레오니트 파르표노프(50)는 25일 권력에 무비판적인 지금의 러시아 방송은 크렘린의 공식 행사나 보여주던 소련 시절의 방송과 다를 게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올해 초 제정된 권위 있는 방송인상 '블라드 리스티예프'상의 1회 수상자로 선정된 파르표노프는 이날 수상 소감을 통해 러시아의 현 TV 방송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파르표노프는 90년대 러시아의 유명 민영방송 NTV의 아나운서와 뉴스위크(Newsweek) 러시아어판 편집장을 지낸 유명 언론인이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2000년대 들어 '방송의 국유화'가 이루어졌고 모든 테마는 '방송을 탈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두 부류로 나뉘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앙방송 프로그램에서 대통령이나 총리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며 "최고 권력에 대해선 좋은 기사만 나오거나 아니면 아예 침묵한다"고 꼬집었다.

파르표노프는 그러면서 "현재의 방송 스타일은 크렘린의 공식 행사 장면을 보여주면서 아나운서가 리듬을 넣어 기사를 읽던 소련 시절의 방송과 다를 바가 없다"며 "이는 뉴스가 아니라 의례적인 정보만을 담은 낡은 소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재 TV에서 넘쳐나는 쇼나 드라마 등이 사람들을 웃기고 즐겁게 할지 모르지만 이런 방송을 (제대로 된) 국민의 사회.정치적 기구라고 부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나무랐다.

이날 파르표노프가 받은 '블라드 리스티예프' 상은 올해 초 러시아 방송 아카데미와 '제1채널'이 공동으로 제정했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민주화 문제를 집중 조명하다 1995년 모스크바 시내 자신의 아파트 입구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유명 TV 방송인 블라디슬라프 리스티예프(당시 39세)를 기려 만든 상으로, 매년 방송진행자, 프로듀서, 연출가, 카메라 기자, 방송작가 등 가운데 1명을 뽑아 시상하고 부상으로 1백만루블(약 3천7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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