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북한 연평도 포격 사태로 한국 금융 시장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금융시장이 놀라운 복원력을 보이며 반등했지만, 북한 재도발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유사시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킬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24일 국내 주식시장은 개장과 함께 2% 넘게 급락, 1880선까지 떨어졌지만 낙폭을 만회하면서 0.15% 하락한 1925.98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다음날인 25일 국내 증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724억원, 871억원의 순매수세로 나서면서 전일보다 1.7포인트 상승한 1927.68로 마감, 놀라운 복원력을 보였다.
25일 원·달러 환율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하락한 1137.8원으로 마감했다.
이렇게 국내 금융시장이 금방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던 이유로 정부는 천안함 사태와 같은 '학습효과'를 꼽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거래일만에 국내 증시가 완벽히 회복한 모습을 보인데 대해 '이상증상'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평도 포격과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시스템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특히 외국인투자자들 관련해서 유사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2차 도발이 있을 경우, 외환 및 채권과 같은 유난히 취약한 분야를 신속하게 안정시킬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당국도 '학습효과'에 빠져서는 안된다"며 "학습효과에 너무 의존해서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보다 재발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사건 발생에 따른 불필요한 루머가 시장을 교란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석빈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오늘(26일) 증시상황이 다시 안좋아졌다는 걸 보면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금융시장내에서 정부의 역할은 최소화하되, 투자자들이 불필요한 루머에 흔들리지 않도록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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