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많은 재계 총수들은 저마다 개인적인 기호는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1위를 달리는 ‘첼시구단’의 메인 스폰서로 활동하거나,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국내 프로야구단 등을 후원하고 있다. LG나 SK, 한화, 두산 등 기업도 저마다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들과 조금 차별화 된다. 물론 오는 2022년까지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는 등 굵직굵직한 활동도 해 오고 있지만 정몽구 시절부터 정의선 대에 이르기까지 양궁이나 스피드 스케이팅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양궁이다.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지난 1985년부터 25년째 양궁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오며 국내 비인기 종목을 ‘세계 최강자’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투자해 온 돈만 해도 200억원이 넘는다.
이번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양궁 전관왕에 오른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래 아시안게임에서만 총 44개의 메달을 땄고, 역시 1988년 서울올림픽 이래 6번의 올림픽에서도 2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양궁은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1997년부터는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아버지의 바통을 이어받아 양궁협회장을 맡아 왔다. 지난 2004.2008 올림픽에서는 선수단과 코치진에 10억5000만원의 포상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타 그룹 회장과는 달리 현장을 직접 찾는 것도 이례적이다.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해 8월 현대차 부회장 취임 이후 한 첫 대외 행사도 울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전야제였다.
이 같은 아낌없는 지원은 다른 종목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0년 기아차를 인수한 이래 기아차 공장이 있는 광주 연고의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 기아 타이거즈를 출범하기도 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모회사의 경영난으로 선수 유출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 2009년 12년만에 우승을 쾌거를 맛봤다.
올 초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빛 행진을 이어가며 주목을 받았던 스피드 스케이트도 비슷한 케이스다. 기아차는 지난 2004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국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스피드 스케이트에 투자하며 모태범 이상화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육성해 내며 전 세계적으로 톡톡히 홍보효과를 봤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전 국가적인 축제로 자리잡은 월드컵 공식 후원사이기도 하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굿윌볼’이라는 독특한 마케팅으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한 곳에 집중시키기도 했다.
특히 지난 24일에는 후원 기간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오는 2018.2022년 월드컵까지 연장했다. 내달 초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결정되는 만큼 국내 무대에서 현대차가 후원하는 월드컵을 다시 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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