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정치권 전체의 눈과 귀가 한 곳으로 쏠린 가운데 이에 대한 차기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번 사건의 파장으로 볼 때 현 정치상황을 넘어 차후 정치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권과 보수 진영의 대권 주자들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 발언을 내 놓았고, 야권의 대권 주자들은 북의 규탄과 함께 현 정부의 책임을 물어 자신만의 정치적 입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이례적인 신속한 입장표명을 냈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25일 서정우(22) 하사와 문광욱(20) 일병의 합동 분양소를 찾아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함께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헌이나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던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모습은 이번 사안이 그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이며 차후 정치구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지난 2006년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 이후 안보의식이 높아지면서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지지율을 역전 당한 경험이 있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이 ‘이적 발언’이라며 맹공을 퍼부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이날 KBS1라디오에 출연, “초전에 몇 배, 몇 십배의 반격으로 제압을 해야 (북한이)무력 도발을 다시는 안 할 생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지금은 무조건 제압하고 제재하고 응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북에대한 강경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또 다른 ‘잠룡(潛龍)’인 김문수 경기도지사 역시 전날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의 주권을 짓밟고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침략행위에는 단호한 응징을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북에 대한 규탄에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현 정부에 대한 책임론도 함께 강조하는 모습이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중심으로 이 정부의 정책을 다시 한 번 살펴봐야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진 대통령은 사과해야 하고, 외교안보팀은 전면 퇴진시켜야 된다”고 강공을 폈다.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아무리 불합리한 것이라 할지라도, 민간인들이 함께 사는 연평도의 군시설물과 민가에 폭탄을 퍼부은 북의 소행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책임과 현 정부의 대북정책의 문제를 동시에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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