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독일은 어떻게 괴물이 됐나'

2010-11-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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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제3제국의 비극' 출간

1923년 독일 뒤셀도르프 근교의 철교가 폭파됐다. 폭파범은 알베르트 레오 슐라게터라는 독일 병사였다.

그는 독일의 석탄 산지인 라인-루르 지방이 프랑스에 점령되자 프랑스의 석탄 수송을 막고자 폭파를 감행했다. 얼마 후 그는 프랑스 군사법정에 넘겨져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됐다. 
   
하지만 이런 슐라게터를 나치 독일의 제3제국은 영웅으로 되살린다.

젊은이들에게 국가에 헌신하는 영웅상을 불어넣으려 혈안이 된 나치에게 슐라게터의 이야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였다. 나치정권을 신봉한 극작가 한스 요스트는 희곡 '슐라게터'를 지어 히틀러에게 바치기도 했다. 

신간 '독일 제3제국의 비극'(까치 펴냄)은 나치 독일을 심층 분석한다.

제3제국은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시기의 독일(1934-1945)을 일컫는 말.

히틀러는 신성로마제국을 제1제국, 1871년 독일 통일의 결과로 수립된 독일 제국을 제2제국, 자신이 수립한 나치 독일 체제를 제3제국이라고 지칭했다.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히틀러의 호언장담과 달리 제3제국은 12년 4개월 만에 막을 내린다. 

책 저자인 안진태 강릉원주대 교수는 슐라게터 영웅 만들기를 비롯해 나치 독일의 체제 선전장이던 베를린올림픽, 스탈린그라드 전투, 유대인 학살 등을 통해 나치 독일을 재조명한다.

제3제국의 여성상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특히 흥미롭다. 저자는 히틀러가 여성의 역할을 '어머니'로 축소해 여성의 사회진출을 막고 여성을 아이를 생산하는 존재로 이용했다고 지적한다. 히틀러는 아이를 많이 낳는 여성에게는 '어머니 십자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저자는 "제3제국은 조직력, 선동력을 두루 갖춘 히틀러의 '카리스마 권력'에 그의 측근들이 동조해 만들어낸 '지도자 신화'로 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제3제국은 국가주의, 대중 통제를 위한 언론 조작, 극우민족주의, 인종우월주의, 현대 과학기술의 잘못된 사용 등을 배경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고 분석한다.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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