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동예루살렘과 골란고원 등 점령지의 철수 문제를 국민투표로 결정토록 한 이스라엘의 새 법률이 중동평화의 진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비난했다고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가 24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압바스 수반은 전날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라말라에서 열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지휘본부 개소식에서 이번 국민투표법 입법을 통해 이스라엘은 예루살렘과 골란고원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셈이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22일 본회의에서 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나 시리아와의 협상을 통해 점령지를 반환하기로 합의하더라도 이를 이행하려면 의회의 승인과 국민투표를 차례로 거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이 장래의 최종적인 평화협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그 일부분'에 대한 국민투표 시행은 평화 진전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도 이스라엘 의회의 국민투표법안 승인은 국제법을 조롱하는 행위라며 "우리 땅에 대한 점령 종식은 어떠한 형태의 국민투표로도 결정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이번 입법 조치가 이스라엘이 평화에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팔레스타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동예루살렘을 강제로 점령하고, 시리아로부터 전략적 요충지인 골란고원을 빼앗아 자국 영토와 병합을 선언했으나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동예루살렘을 장래에 수립될 독립국의 수도로 삼으려 하고 있으며, 시리아는 골란고원의 반환을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시작하는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