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경색 스트레스로 생긴 뇌출혈 산재 인정”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개성공단 근로자가 남북관계 경색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뇌출혈을 일으켰다면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이모(50)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북한 근로자와의 근무라는 특수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하던 이씨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촉발된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갑작스런 상주인원 철수조치 등으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과로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이씨의 뇌출혈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며 “이씨가 낸 요양신청을 공단측이 받아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8년 11월 북한 개성공단 입주회사의 전기공사 팀장으로 일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대뇌반구 피질하의 뇌내출혈’ 등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냈으나 뇌출혈 발생과 업무와의 관련성이 없다며 거절당했다.

이에 이 씨는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발생에 따른 개성공단 철수 우려, 업무에 숙련되지 못하고 사회주의 체제에 익숙한 북한근로자들의 관리 등으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가 있었고 응급조치도 지연돼 뇌출혈이 발생했다”며 소송을 냈으나 1∙2심 재판부는 “통상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 정도”라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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