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인들과 달리 기업들은 사상 최대 분기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는 여전히 냉각돼 있다는 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와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등의 진단이다. 이들은 잇따라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상치보다 깎아내렸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 기업들의 지난 3분기 세후 수익이 1조6600억 달러(연율기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에 비해 3.2%, 한 해 전에 비하면 28.2% 급증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노동비용이 준 데 반해 매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상무부는 이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존 속보치에 비해 0.5%포인트 높은 2.5%(연율기준)로 높여 잡았다. 이는 소비와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전 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은 1.7%에 그쳤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세는 10%에 육박하고 있는 실업률을 끌어내리기에는 여전히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GDP는 금융위기가 불거진 뒤 2009년 3분기 들어 처음으로 확장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리먼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미국 GDP의 70%를 책임지고 있는 소비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인 2.8% 증가했지만 이 역시 한창 때만 못하다는 평가다.
WSJ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밑돌고 있는 물가상승률에도 미 경제의 취약성이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3분기에 0.8%(연율기준) 상승하며 전 분기(1%)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다.
연준도 이날 공개한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미국의 실업률, 성장률, 물가상승률 등이 정상화되는 데 5~6년이 걸릴 것으로 진단했다.
또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4.2%에서 3.0~3.6%로 낮추고, 내년 실업률 예상치도 지난 6월 회의 때의 8.3~8.7%보다 높은 8.9~9.1%로 높여잡았다.
물가상승률은 오는 2013년에나 2.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역시 전날 내년 1분기 GDP 증가율이 2.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한 해 동안에는 3%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연준의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리처드 웝킨드 NABE 회장은 "특히 내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기대 이하일 것"이라며 "개인과 기업의 소비 감소세와 정부지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NABE 소속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높은 실업률, 기업규제, 원자재값 급등의 지속을 우려했다. 이들은 다만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거나 디플레이션이 불거질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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