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북한 양궁이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0년 만에 메달을 따내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북한 여자 양궁 대표인 권은실(27)은 23일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서 벌어진 대회 여자 개인전 3-4위 결정전에서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를 세트 스코어 6-2(27-25 28-26 26-29 28-26)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 양궁이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메달을 딴 건 1990년 베이징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사냥한 이후 20년 만이다.
준결승에서 중국의 청밍에게 1-7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한 권은실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값진 메달을 따냈다.
권은실은 경기 후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왔기 때문에 메달 획득이 기쁘지만 다소 실망스럽다. 일단 쉬고 나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양궁은 1980년대만 해도 세계 정상권 실력을 뽐냈다.
오광순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앞세워 1980년 초반부터 구소련과 폴란드 등 동구권에서 열렸던 국제대회를 거의 휩쓸었다. 오광순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전에서 한국의 김진호, 김미영을 2, 3위로 밀어내고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북한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끝으로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양궁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수확한 메달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 1982년 뉴델리 대회 단체전 은메달, 1978년 방콕 대회 여자 단체전, 개인전(김향미), 베이징 대회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북한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은메달과 동메달 1개씩을 사냥했지만 올림픽에선 `노메달' 행진 중이다.
최옥실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여자 개인전 4강까지 오른 게 올림픽 메달에 가장 근접한 성적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20년 가까이 입상하지 못했던 북한은 이번 대회에 권은실 등 여자 궁사 4명만 파견해 결국 끊어졌던 메달 명맥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