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GS건설이 2005년 이천 물류센터 붕괴사고로 5년째 영업정지설에 시달리며 6개월마다 답변공시를 해왔으나, 최근 청와대로부터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을 받고 징계책임에서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당시 노동부로부터 시공업체 GS건설과 하청업체 삼성물산ㆍ공승기업에 대한 영업정지 요청을 받았으나 결정을 보류해 오다 최근 청와대로부터 이러한 유권해석을 받았다.
삼성물산 등 두 하청업체는 특사와 무관하게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노동부는 유사 사고 재발을 막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청와대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은 만큼 서울시와 송파구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23일 노동부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법인인 GS건설과 삼성물산은 2005년 10월 경기 이천시에서 일어난 GS물류센터 신축현장 붕괴사고(사망 9명)에 따른 한국거래소 측 영업정지설 조회공시 요구에 현재까지 5년째 11차례에 걸쳐 미확정 답변공시를 내놨다.
노동부는 사고 당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3명 이상 사망)을 이유로 종합건설사 GS건설ㆍ삼성물산과 전문건설사 공승기업에 대해 3개월 이내 영업정지 또는 3000만원 이하 과징금 부과 행정처분을 서울시와 송파구에 각각 요청했다.
2002년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으로 종합ㆍ전문건설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이 각각 주소지 관할 광역ㆍ기초자치단체로 위탁ㆍ위임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법원 최종 판결시까지 행정처분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대법원은 6월 말 GS건설과 삼성물산에 대해 각각 산업안전보건법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을 이유로 벌금 700만원과 500만원을 부과했다.
노동부가 두 회사 모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뒀지만 법원은 GS건설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었다.
GS건설만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서울시는 법원 판결 이후 청와대에 2006년 특사에서 언급한 중대재해에 해당하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포함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GS건설과 삼성물산에 대해 각각 사면과 무혐의로 결론을 냈다"며 "곧 이에 대한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과 삼성물산 모두 영업정지설 조회공시 요구에 확정 부인공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동부는 이러한 '은전'으로 영업정지를 피하면서 과징금 한 푼 내지 않게 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관실 관계자는 "건설업계 부실공사 관련 재판을 보면 회사 측에서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다가 사면을 받는 사례가 많다"며 "재해방지 차원에서 보면 대형참사를 낸 회사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수 확보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지자체로 행정처분 권한이 넘어간 것도 문제"라며 "건설재해를 줄이기 위한 자체적인 방안으로 법 위반 회사에 대한 전국 영업장 특별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합건설사 가운데 최근 10년 동안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회사는 없다.
노동부는 작년과 올해 3명 이상 사망한 건설재해를 각각 7건과 2건으로 집계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는 현대산업개발이 이러한 이유로 최근 전국 영업장 특별점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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