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우리는 라이벌-4] 부산銀-대구銀, 경남은행 인수두고 접전

2010-11-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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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올해로 나란히 창립 43주년을 맞이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간 긴장감이 어느 때 보다 팽팽하다. 두 은행은 불혹을 뛰어넘는 시간 동안 지방은행 1,2위를 다툰 가운데 경남은행 인수전에 사활을 걸며 경쟁구도가 더욱 치열해졌다.

경남은행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자산 60조 규모의 대형지방은행이 탄생할 수 있어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銀, 3분기 순익·연체율 관리에서 '한 수위'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두 은행은 부산은행이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하며 대구은행을 규모와 수익성 측면에서 압도했다.

3분기 말 현재 부산은행 총자산은 36조2836억원으로 32조9684억원을 기록한 대구은행을 4조원 가까이 앞질렀다. 3분기 누적 순익도 부산은행(2955억원)이 대구은행(1833억원)은 1000억원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개인영업본부를 8년이나 이끌어온 이장호 행장의 공격적인 영업력을 펼쳐온 결과다. 이 행장은 울산, 서울 등지의 영업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밀착형 영업망을 키워 영업부문 실적을 꾸준히 향상 시켜오고 있다.

부산은행의 텃밭인 부산·경남 지역의 조선업 호황도 큰 힘이 됐다. 조선 및 조선기자재 관련 대출에 주력한 결과 연체율(0.56%)과 고정이하여신비율(1.14%) 측면에서 건전성을 자랑했다. 자기자본 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등도 부산은행이 우위를 보였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전국 은행에서 가장 적은 PF대출을 보유하며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구은행은 3분기 누적 연체율은 1.14%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86%를 기록했다. 지역 내 건설 산업이 집중돼 있어 침체된 지방 경제의 여파를 크게 받은 탓이다.

하지만 대구은행은 이 같이 저조한 실적이 경남은행 인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익을 줄이는 대신 대손충당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은행은 3분기 318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반면 대구은행은 996억원을 적립해 충당금 규모 면에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대신 수익 다각화를 위해 수익증권 운용 등에 힘쓴 결과 대구은행의 비이자수익은 947억원으로 668억원의 부산은행을 앞질렀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3년 전 이미 대우증권 등과 업무제휴를 맺고 IB부문의 역량을 강화한 결과 가시적인 효과를 지금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본시장업무 역량을 키워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銀, 공동지주사 설립으로 지방은행 간 시너지 노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 형태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부산은행은 지역 내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하고자 노력하는 한편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간 공동지주사 설립 방안을 고수하며 생존 방식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부산은행은 현재 경남은행 인수 뿐 아니라 지역 내 저축은행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몸집불리기를 통해 지역 경제기반을 아우르며 지주사로의 안정적인 연착륙을 위해서다.

부산은행은 이미 BS투자증권과 부산신용정보 등 기존 자회사와 더불어 캐피탈사까지 자회사로 둔 상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 인수는 지역 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부산과 경남은 한뿌리이기 때문에 인수합병 효과를 제일 많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대구은행은 수평적 통합을 강조한 지방은행 간 공동지주사 체제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경남은행 인수전은 물론 인수자금 여력이 되는 한 광주은행 인수 참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대구은행의 공동지주사 방안에 더욱 힘이 실린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간 연합으로 지방은행 공동지주사를 출범시킬 경우 각 지방은행의 특색을 살린 영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일례로 공동 IT센터를 구축하면 비용절감은 물론이고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공동자회사를 설립해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안은 다른 지방은행들의 동의를 얻기가 어려운 상황. 2006년부터 대구은행이 공동지주사방안을 주장해왔지만 지방은행 간 논의의 진전이 전혀 없는 상태다. 취지는 좋을지 모르나 현실적으로 지방은행 간 시너지를 어떻게 낼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단일 지주사 내 자회사가 되면 지역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지키면서 공생할 수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경남은행뿐 아니라 광주은행도 인수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sommoy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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