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울선박금융(옛 C&선박금융)이 출시하는 선박펀드 '한바다5호 선박투자회사'에 대해 지난 11일 인가 결정을 하고 홍보자료까지 뿌렸다가 다시 1주일여 보류했다가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19일 최종 인가했다.
이 펀드 기획ㆍ운용사인 서울선박금융은 C&상선과 C&해운이 30%와 10%, 임병석(49ㆍ구속기소) C&그룹 회장의 개인회사인 광양예선이 3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선박금융은 2005년 임 회장이 자본금 80억원으로 설립한 회사로, 18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전 C&그룹 재무총괄 사장 정모(47)씨 등 임 회장 측근인사들이 경영을 맡아왔다.
임 회장은 2009년 초 조선업체인 C&중공업의 퇴출로 그룹 전체가 와해된 이후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자 서울선박금융과 선박펀드 사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으며 구속기소된 이후 옥중에서도 계열사의 주요 경영사항은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펀드 인가를 보류했던 것은 인수 대상 선박이 교체돼 관련 검토를 다시 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펀드 구조가 튼튼하고 자금관리를 수탁기관이 하는 데다 검찰 수사는 펀드 운용과 무관해 문제 될 게 없다"며 "지분 70%가 C&그룹 소유이지만 C&상선과 C&해운 지분은 압류돼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고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맡아 위험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선박금융의 한 임원도 "이 펀드는 임 회장과 전혀 관계없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인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바다5호'는 은행 대출(70%)과 일반투자자 공모(20%) 등으로 마련한 495억원으로 중국에서 중고 선박(벌크선) 1척을 구입해 한국중부발전과 무연탄 운송계약을 체결한 화이브오션에 5년간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아 대출금을 갚고 나머지를 투자수익으로 배당하는 구조로 돼 있다.
하지만 업계는 펀드 운용사의 부실화 가능성이 대형 금융사고나 투자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현 상황에서 굳이 인가를 해준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전문가는 "운용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기업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반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공모펀드를 인가해 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내에도 매물(선박)이 많은데 중국까지 가서 배를 사오는 것도 뭔가 석연치 않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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