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우리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의 새 주인이 이번 주 내로 윤곽을 드러낸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우리금융의 독자 민영화 성공 여부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외환은행 인수 25일 전 마무리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와 하나금융은 가격 할인 여부를 놓고 막바지 조율을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보유한 지분 51%를 4조5000억원 가량에 매입할 계획이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대신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하나금융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25일)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9월 말 현재 자산규모가 200조원인 하나금융이 외환은행(116조원)과 합치면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우리금융(332조원)과 KB금융지주(329조원)에 이어 국내 3위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를 의식해 인수 후에도 당분간 외환은행 사명을 사용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인수 후보였던 산업은행은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21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부와 논의한 결과 민영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수신기반 확보를 위해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반대하자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것이다.
◆ 우리금융 지분매각 입찰 시작
26일에는 우리금융 지분매각 입찰참여의향서(LOI) 접수가 시작된다. 입찰에 참여하는 후보들의 면면으로 우리금융의 새 주인을 점쳐볼 수 있다.
일단 경쟁입찰의 형식은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빠져도 인수 가능성과 관계없이 다양한 후보들이 입찰에 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우리금융의 과점주주 컨소시엄 주도로 입찰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상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아도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 등 3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입찰은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측은 26일 전까지 목표한 금액(7조원)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분 9% 이상 투자자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자리를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22일부터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진행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입찰 마감 후 입찰 참가자들과 비밀유지계약(CA)을 맥고 우리금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입찰 참가자들은 12월 중으로 매입할 지분 규모 등을 확정해 공자위에 제안하게 된다.
다만 우리금융 단독 입찰으로 진행되면 일정도 변경될 수 있다. 우리금융도 이미 유찰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입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KB금융 등 기존 후보군들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는 민영화를 추진 중인 산은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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