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줄푸세와 복지국가 건설 양립 안돼" 비판도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 중 당내 ‘감세정책 철회’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재정위는 15일 기획재정부 등의 예산안 보고와 국가재정법 등 주요 법안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유력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는 올해 초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이명박 대통령과 ‘충돌’한 이후 그간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다른 정책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표명을 요구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친박(친 박근혜)계 인사들은 “4대강 사업은 대통령의 정책집행권에 관한 문제로 국회 입법권과 관련된 세종시와는 성격이 다르다”거나 “만일 박 전 대표가 세종시에다 4대강 사업까지 이 대통령과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면 사사건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해왔다.
그러던 박 전 대표가 감세정책에 대한 입장표명을 시사한 것은 일단 이 문제가 세법 개정 등 국회 차원의 정책 입법에 대한 사안인데다, 자신의 차기 대통령선거 공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기)’란 경제 분야 공약을 제시한데 이어 최근엔 ‘복지국가 건설’을 화두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박 전 대표의 ‘줄푸세’와 복지국가 건설은 양립할 수 없다”(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모습.
이에 대해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감세는 중산층과 중소기업에만 혜택을 주는 것으로 대기업과 고소득층에게까지 혜택이 가는 현 정부의 감세와는 다르다. 박 전 대표의 감세는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것이다”고 반박한 바 있으나, 친박계 내부에선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야권 주자는 물론 여권 내에도 ‘복지’가 차기 대선의 주요 이슈로 거론되는 상황인 점을 들어 “박 전 대표의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더구나 "최근 당내 ‘감세정책 철회’ 논쟁과 맞물려 입장을 정리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게 다른 친박계 인사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최근 박 전 대표가 상임위인 재정위에서 한 발언들을 살펴보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 철회엔 일정 부분 동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8일 정부 예산안이 본예산 기준으로 처음 300조원을 넘어서는 점을 들어 “앞으로 경기부양보다는 재정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게 타당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오는 22일부터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감세철회 등의 현안과 친서민 정책에 관한 논의에 본격 착수한다.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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