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요코하마(橫浜)를 방문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장인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G20 행사 관련 사후보고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2부제 참여율이 69.4%를 기록한 것과 펜스를 과도하게 설치하지 않았음에도 과격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듣고 "과거 일방적으로 2부제를 했는데 이번에는 시민 자율로 했다"며 "참모들이나 전문가들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으나 국민 수준이 과거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에는 강제로 했기 때문에 행사 기간이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지만 이번에는 국민 수준을 믿었고 (결과가) 잘 됐기 때문에 이 수준이 계속 유지되리라 본다"면서 "국민들의 수준이 정부 정책 수준보다 앞서 있고 국제화됐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캐나다(G20 정상회의) 등에서는 시위하는 분들과 차단하는 분들 사이에 무력 분쟁도 있고 소위 피도 흘리고 그랬는데, 시민들이나 경호를 하는 분들이나 다들 원활하게 잘해서 행사 진행이 원활하게 된 점은 굉장히 잘 됐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조만간 G20 정상회의에 참여한 관계자와 시민들을 초청해 격려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참모진들은 사실 2부제를 강제로 해야 한다고 보고했는데,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결단이 옳았다"면서 "대통령은 시민의식이 올라간 것을 정부가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는 점을 참모들에게 거듭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제2차 세션에서 G20 성과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찬사와 축하를 앞다퉈 건넸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서울에서 괄목할만한 작업을 해낸 데 대해 이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인 만큼 중국 입장에서도 잘 협력해서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회의에 임했다"고 말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G20에서 개발 의제에 중점을 둔 것은 굉장히 잘한 일이다. 경제 성장과 개발 의제는 어떻게 보면 동전의 양면과 같은데 이 개발 의제를 통해 역내 경제성장을 위해 좋은 성과를 낸 것을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면서 "기대했던 것 이상이다.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김영욱기자